마크롱 "우크라 전투기 지원, 당장은 불가"…獨도 "논의 안해"(종합)
젤렌스키, 유럽 찾아 지원 호소…마크롱, 푸틴 '佛최고등급 훈장' 박탈 가능성 언급
(파리·브뤼셀=연합뉴스) 현혜란 정빛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을 배제하지 않지만 "앞으로 몇 주 안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종 훈련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dpa,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전투기가 아니라며, 대포를 추가 지원하는 게 단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비교적 더 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전투기 지원과 관련해 "현재 논의 중에 있지 않다"고 했고,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선 고려 중인 현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및 마크롱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잇달아 회동한 데 이어 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 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전투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인지 언급하지 않은 채 전투기 지원 관련 "긍정적 신호"가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2006년 수여한 프랑스 최고 훈장 박탈을 검토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에게 받은 레지옹 도뇌르 그랑 크루아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8일 파리를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준 것과 동일하다.
레지옹 도뇌르는 총 5개 등급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1등급에 해당하는 그랑 크루아는 프랑스 대통령이 받는 훈장이기도 해, 프랑스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예우로 불린다.
시라크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레지옹 도뇌르 그랑 크루아를 수여할 때만 해도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었으나, 전쟁을 계기로 이 훈장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과거에도 레지옹 도뇌르를 박탈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결정은 심각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시리아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배후로 지목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17년 전에 준 훈장 박탈을 추진했다.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미국의 노예 국가이자 추종자가 수여한 훈장을 다는 것은 영예롭지 않다"며 레지옹 도뇌르 그랑 크루아를 프랑스에 반납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