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튀르키예 참사에 발 벗고 나선 아웃도어인들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우리가 대자연으로부터 받았던 기쁨을 이제는 돌려드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각 가정에 남는 침낭과 텐트를 보내주세요."
튀르키예 지진 참사를 보고 아웃도어 업계와 아웃도어인들이 나섰다.
대자연을 몸으로 체험하던 이들이기에 엄동설한에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낚시인들로 구성된 낚시하는 시민연합과 아웃도어 동호인으로 구성된 봉사 단체 어깨동무 봉사대가 먼저 나섰다.
이들은 SNS 그룹에 게시글을 통해 "당장 추위를 견딜 방한용품이 절실하다고 하니 침낭, 텐트, 의류 따질 것 없이 보내달라"는 글을 올렸다.
낚시하는 시민연합 김욱 대표는 "엄동설한에 체온 보존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우리 아웃도어인들 만큼 체감하는 사람은 없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아웃도어업체 캠핑ABC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쓰지 않거나 쓰임새가 적은 침낭을 모아서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캠핑ABC 장홍근 대표는 "아웃도어 동호인 가정에는 대체로 쓰지 않는 침낭이 최소 한두개 씩은 있다"면서 "체온 보존에는 침낭이 가장 필요한 제품이니 꼭 보내달라"고 말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과 캠핑ABC는 창구를 일원화해 물품을 지원받은 뒤 현지 대사관을 통해 피해 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BYC 블랙야크 그룹도 튀르키예에 1억 원 상당 구호 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블랙야크 그룹은 블랙야크와 동진레저의 아우터, 티셔츠, 팬츠 등 1억 원 상당의 방한 의류를 마련, 현지 대사관을 통해 피해 지역에 전달했다.
이러한 아웃도어 동호인들과 업계의 캠페인에 대해 아웃도어의 특성을 잘 살린 캠페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산악인 엄홍길 씨는 "히말라야 등반 시에도 추위로부터 체온을 뺏기지 않고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침낭 덕분"이라며 "아웃도어인들의 캠페인이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캠핑의 경우 누적 동호인이 1천만 명이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각 가정에 남는 침낭 한두 개 없는 곳이 없다는 것이 아웃도어 동호인들의 의견이다.
그러고 보니 아웃도어 경력에서라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기자도 집에 침낭이 10여 개나 있다.
어서 이들의 캠페인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은 아웃도어인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해시태그 #선한아웃도어를 검색하면 된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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