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드러누워버린 건물, 그 안에 사람이 있을텐데…'

입력 2023-02-08 16:01
수정 2023-02-08 16:02
[월드&포토] '드러누워버린 건물, 그 안에 사람이 있을텐데…'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울부짖는 주민의 얼굴이나 피해자의 혈흔은 보이지 않지만, 멀리 하늘에서 내려다본 튀르키예 대지진의 현장 사진에도 그 끔찍함은 그대로 담겼습니다.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지진 피해가 컸던 하타이시, 시리아 이들립주 등의 곳곳을 위성·드론·항공기 등으로 촬영했습니다.



튀르키예를 84년 만에 강타한 규모 7.8의 지진. 그 위력은 상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위성사진에서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과 후가 극명히 대비됩니다.

비교적 높은 건물이 촘촘하게 들어선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블록 하나가 거의 통째로 붕괴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하타이주 중심가에서 성한 건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대다수가 완전히 무너졌고, 남은 건물도 한쪽으로 기우는 등 위태로운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주저앉은 건물에는 당연히도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국시간 8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튀르키예의 사망자 수만 6천200여명에 이릅니다. 인접국 시리아의 사망자 수 2천500여명을 더하면 이번 지진으로 총 8천7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아직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을지 예측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최대 2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약 8만 명이 구조·수색에 투입됐습니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있습니다.

누출된 가스가 폭발하거나 누전으로 감전될 위험이 적지 않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는 시리아보다는 사정이 조금 나은 편입니다.

12년간 내전을 겪어온 시리아는 정부 통제지역이든, 반군 지역이든 모두 경제난과 내전의 상처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한 곳이었습니다.



특히 시리아 반군이 통제하는 북서부 지역은 유일한 생필품 유입 통로였던 국경 통제소가 이번 지진으로 기능을 잃은 상황입니다.

이 지역 주민 상당수는 고향을 떠나온 강제이주민들입니다.

천만다행으로 지진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배고픔과 추위를 누구의 도움 없이 이겨낼 처지가 됐습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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