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1천만원' 일본 SNS 연쇄 강도 지휘책 2명 필리핀서 송환

입력 2023-02-08 12:07
'일당 1천만원' 일본 SNS 연쇄 강도 지휘책 2명 필리핀서 송환

작년 말부터 SNS 이용 전국서 30건 이상 강도 살인 및 절도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지난해 말부터 소셜미디어(SNS)로 고액 범죄 아르바이트를 모집해 일본 전역에서 잇달아 강도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받는 일본인 2명이 필리핀에서 일본으로 강제 송환됐다.

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필리핀 수용소 수감 중에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30건이 넘는 강도 사건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마무라 기요토와 후지타 도시야가 전날 일본으로 강제 송환됐다.

일본 경찰은 앞서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 있는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이마무라와 후지타, 와타나베 유키, 고지마 도모노부 등 일본인 남성 4명이 강도 사건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필리핀에 송환을 요청했다.

일본 경찰은 작년부터 수도권 등 1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연이어 발생한 30건 이상의 강도 살인 및 절도 사건에 동일 범죄단체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들을 '지시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전국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강도 사건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말 "철저한 수사로 해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루피', '김' 등으로 불리는 '지시역'은 필리핀에서 SNS를 통해 일당 100만엔(약 1천만 원) 등 고액 보수를 조건으로 강도 '실행역'을 모집해 범행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각 사건에서 지금까지 30명 이상을 체포했지만, 이들은 거주지가 전국에 흩어져 있을 뿐 아니라 직업도 회사원, 학생 등으로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시역이 SNS에서 고액의 보수를 조건으로 '어둠의 아르바이트' 실행역을 모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행역은 루피나 김 등이라는 인물의 지시를 받고 각지에서 멤버를 교체해가며 강도질을 반복했다.

필리핀 수용소에 있는 와타나베 등 일본인 4명이 강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부상한 것은 루피와 김의 전화 발신처가 필리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이들은 현지 당국에 구속된 뒤에도 수용소 내에서 스마트폰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외부와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경찰은 4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인도를 요구했지만 필리핀 측은 자국에서도 이들과 관련된 형사 사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이날 일본 방문을 앞두고 전날 2명을 먼저 일본에 보냈으며 리더격인 와타나베 등 나머지 2명도 조만간 송환할 계획이다.

일본 경찰은 4명 가운데 루피와 김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필리핀 당국이 이들에게서 압수해 넘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15대를 확보해 SNS 메시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들이 보안성이 높은 SNS 텔레그램을 이용해 실체 파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루피나 김 등이 보낸 '지하에 현금' 등의 메시지 일부가 용의자 텔레그램에 남아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지시역 등을 확인해 나갈 방침이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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