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美중부의 할리우드' 꿈꾸며 대형 영화 스튜디오 착공
오바마 센터 건립 예정지 인근에 1천300억원 투입…내년 개관 목표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남부,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건립 예정지 인근에 총 1천300억 원이 투입될 최첨단 영화 제작 스튜디오가 들어설 예정이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로리 라이트풋 시장(60·민주)과 지역 정치인, 영화산업 관계자, 개발사업 투자자 등이 전날 시카고 남부 사우스쇼어 지구의 '리갈 마일 스튜디오'(Regal Mile Studio) 건립 부지에서 착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공사 시작을 알렸다.
2만8천500㎡ 부지에 연면적 3만5천㎡ 규모로 지어질 이 스튜디오는 5개의 사운드 스테이지(실내 촬영장)·체육관·카페테리아·레크리에이션 공간 등을 갖추고 내년 중 문을 열 계획이다.
라이트풋 시장은 착공식에서 "민간 자금으로 최첨단 캠퍼스를 조성할 것"이라며 "시카고를 '미 중서부의 할리우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로 손꼽히는 시카고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드라마·쇼 프로그램이 촬영된 사실을 상기하며 "영화산업계에서 시카고의 입지를 강화하고 더 많은 기회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튜디오 건립 부지는 오바마 기념관이 들어설 잭슨파크에서 남쪽으로 약 2km 떨어져 있다.
레슬리 헤어스톤 시의원은 이곳이 지난 24년간 공터로 방치되어 있었다며 "오랜 개발 노력이 이제야 열매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번 개발사업은 프리미엄 유선방송 '쇼타임'(Showtime) 프로듀서 데렉 더들리와 시카고 부동산관리사업체 'CREP'의 짐 레이놀즈가 이끌고 있다"면서 "두 사람 모두 시카고 남부 출신"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시 당국은 스튜디오 건설 사업의 일자리는 외부인이 아닌 지역 주민들에게만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카고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노조 결성을 보장하는 고임금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해 굳이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CBS방송은 이 사업이 공사 기간 25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완공 후 300여 개의 영구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시카고에 영화 스튜디오를 세우려는 구상은 2018년 처음 시작됐으며 2021년 11월 시카고시 주택위원회가 사우스쇼어 지구의 시 소유 공터 6필지를 3만1천 달러(약 3천900만 원)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추진력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에는 이미 1988년 설립된 영화 제작 스튜디오 '시네스페이스 스튜디오'(Cinespace Studio) 등이 있다. 시네스페이스 스튜디오에서는 NBC방송의 인기 드라마 '시카고 파이어'(Chicago Fire), '시카고 P.D.', '시카고 메드'(Chicago Med) 등이 제작됐다.
앞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1986년 시카고 도심 서편의 1만6천㎡ 부지에 자신의 이름 철자를 거꾸로 쓴 '하포'(Harpo)란 이름으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25년간 '오프라 윈프리 쇼'를 제작·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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