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이란 핵개발 멈추게 하려면 협상 말곤 없어"
러에 미사일 판매 검토엔 "너무 나가는 것…이란도 알아"
"미, 합의 동의할지 확신못해…협상 결렬 책임은 트럼프에"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핵합의를 되살리지 않고는 이란의 핵 개발을 멈추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조셉 보렐 폰테예스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핵합의 복원 노력에 대한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란의 핵 위협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이란이 핵 국가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려면 이 합의(핵합의)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타결한 이란 핵합의(JCPOA)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일방적 탈퇴로 깨졌다.
이후 지난해 미국과의 복원 협상이 이어졌으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고, 이란 내 산발적인 반정부 시위가 발발하며 협상 동력이 약해졌다.
더군다나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비롯한 무기를 대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착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렐 대표는 그가 핵 외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주저하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의 대화에서 "사형을 폐지하고 탄압을 멈춰라.…(그러지 않으면) 어떠한 정치적 합의도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란을 압박하기도 했다.
보렐 대표는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에 대해 "너무 멀리 나가는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이란도 이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한다면) JCPOA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일부 요구를 거둬들인다고 해도, 현재로선 미국이 협상 복귀 의사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보렐 대표는 협상 난항에 대한 책임을 이란이나 미국에 돌리진 않았으나, 이를 붕괴 직전으로 몰고 간 것은 "트럼프"라고 답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프랑스와 영국, 독일은 핵합의 복원에 긍정적인 반면 유럽 상당수 국가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특히 미국은 지난 9월 반정 시위 본격화 이후로 줄곧 핵합의보다는 이란 국내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이란이 오 6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여러 발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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