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10곳 중 4곳 가격 미표시…156개 업체에 과태료 검토
공정위, 가격표시제 도입 1년여간 과태료 없이 자진시정 유도
과태료 권한 지자체 이양 추진…요가·필라테스는 대상 아냐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 조사 결과 헬스장·수영장 등 '가격표시제' 대상 체육시설 1천3곳 가운데 400곳이 사업장에 요금체계, 환불기준 등을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400곳 중 자율시정 공문을 받은 뒤 표시 의무를 이행한 244곳을 제외한 156곳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작년 7∼12월 소비자교육중앙회를 통해 실시한 체육시설업 가격표시제 실태조사 및 자율준수 유도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에 따르면 체력단련장업(헬스장), 수영장업, 종합체육시설업(실내수영장 포함 2종 이상의 체육시설 경영)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서비스의 내용·요금체계, 환불기준 등을 사업장에 표시해야 한다. 요가·필라테스 학원은 체육시설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격표시제는 소비자가 방문 상담을 거쳐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기 전에 중요 정보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21년 12월 말 도입됐다.
공정위는 "1천3개 업체 중 156개 업체는 (자율시정하라는 공문에도 불구하고) 가격표시제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가운데 상당수 업체는 이전, 휴·폐업, 사업자·연락처 변경 등의 사유로 자율시정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156개 업체를 정식으로 점검해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1만개에 달하는 체육시설업장을 전수조사하기 어려운 점, 제도 시행 초기인 점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자율시정을 유도해왔다.
아울러 공정위는 올해 모니터링 대상 업체를 전년의 2배인 2천여개로 늘리고 온라인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네이버 등 지도 앱 내 가게 정보, 온라인 사이트, (사업자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블로그 등에서도 가격 등을 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요 정보를 표시·광고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
조사 대상 업체가 지나치게 많아 공정위 인력만으로 표시·광고 의무 준수 여부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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