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뉴스공장' 尹대통령 아베 조문록 발언 놓고 논란

입력 2023-02-07 11:32
방심위, '뉴스공장' 尹대통령 아베 조문록 발언 놓고 논란

"文정부 탈원전 한 적 없다" 김어준 발언, 또 의견진술 듣기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이 TBS FM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안건을 두고 위원들 간 또다시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7일 방송소위 안건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조문록에 대해 다룬 '신장식의 신장개업' 2022년 7월 12·13일 방송분과 '김어준의 뉴스공장' 2022년 7월 13일 방송분이 올랐다.

두 방송 진행자들은 윤 대통령의 조문록 중 '아시아의 번영'이라는 대목이 일본 제국주의와 극우 관점에서 쓰이는 '대동아공영권' 등을 연상케 한다며 문제 삼았는데, 이와 관련해 왜곡이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김우석 위원은 "공영이란 것은 보편적 가치인데 어떻게 대동아공영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신장식, 김어준 씨의 톤도 거의 비슷한데 그럼 이게 제작진이나 방송사 전체의 분위기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황성욱 위원도 "한 말을 갖고 비판한 것도 아니고 다른 단어에 빗대서 일본 제국주의 가치를 추종하는 것처럼 비판했다. 지금 시대에 이런 식으로 프레임을 씌워서 비판하는 게 적절한가"라며 김 위원에 공감했다.

반면, 옥시찬 위원은 "국가원수의 말씀과 표현 한마디 한마디는 의미를 갖고 국민에게 전달된다"며 "꼬인 한일관계를 풀어보려고 나름 우호적인 표현을 썼으나 흔히 쓰지 않는 표현을 썼다. 시사 평론 프로그램으로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김유진 위원도 "지도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언론의 분석 대상이다. 일본의 침략 역사 때문에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이라는 표현에 대해 언론이 민감하게 받아들여 함의를 따지고 비판할 수 있다"고 옥 위원에 공감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이광복 소위원장은 "합의를 위해 '문제없음'으로 하겠다"고 해 해당 안건은 '문제없음' 의결됐다.

방송소위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2022년 7월 6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들어보기로 했다.

해당 방송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진행자가 "탈원전은 정치적 프레임이지 우리나라는 탈원전을 한 적이 없다", "한 적도 없는 탈원전을 바보짓이라고 한다"고 한 데 대해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황 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폈는데 뉴스에서 한 적이 없다고 말장난을 했다"고, 김우석 위원은 "전 정권의 핵심공약이었고 현재 전기료 폭탄의 주된 원인인데 이런 주장을 하는 건 심각한 왜곡"이라고 했다.

옥 위원은 "탈원전 정책이 시행된 사실이 명백하게 있으나 법정 제재는 무리"라고, 김유진 위원은 "표현이 거칠지만 사실 왜곡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위원장이 "김어준 씨의 말에 불과한지 제작진의 뜻이 있는지 들어봐야겠다"고 황 위원과 김우석 위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방송소위는 국정과제 점검회의 러허설 장면을 생방송 화면과 교차 편집해 정부가 각본을 짠 것처럼 방송한 YTN[040300] '더뉴스 2부'(2022년 12월 16일 방송)에 대해서는 '권고'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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