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대륙판 충돌 경계에 놓인 튀르키예…"대지진 시간문제"
아랍·아프리카대륙판-유라시아대륙판 충돌로 압력 쌓여
"최대 도시 이스탄불 놓인 북아나톨리아 단층이 더욱 위험"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6일 역대 최악 규모의 지진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튀르키예는 그 어떤 곳보다 지진피해가 빈발하는 지역이다.
튀르키예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충돌하는 경계지점인 아나톨리아 대륙판에 있기 때문이다.
아나톨리아 대륙판은 남쪽에서 압박하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북쪽의 유라시아 대륙판의 마찰과 충돌속에 서쪽방향으로 떠밀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각 구조 운동상 압력이 쌓이고 있는데, 극도로 쌓인 압력은 한순간 지진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에서 연쇄 대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해왔다.
튀르키예에는 1천200km 규모의 북아나톨리아 단층과 700km 규모의 동아나톨리아 단층 등 2개의 지진대가 있다.
이중 이날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는 동아나톨리아 단층에 있다.
마르코 본호프 독일 지진연구센터 연구원은 독일 슈피겔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면서 "일련의 대지진이 발생할 시간이 이미 지났다. 이 중 하나가 지금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나톨리아 단층에서는 매년 두 대륙판이 측면에서 서로 맞서 1cm씩 이동하고 있다.
본호프 연구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압력이 쌓이게 된다"면서 "그러다 지진이 나면 한꺼번에 수백년간 쌓였던 긴장이 해소되면서 지상에 극적인 후과를 낳게 된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대륙판은 수초만에 수미터씩 위치를 바꾼다"면서 "이같은 지진이 발생하면 깨지기 쉬운 지각이 20km 깊이까지 쪼개진다"고 말했다.
파트리시아 마르티네즈 가르존 독일 지진연구센터 지진학자는 독일 빌트에 "튀르키예의 토양은 계속 흔들린다"면서 "지난 1천년간 동아나톨리아 단층에 규모 7.8 이하 지진이 적어도 3차례, 지난 세기에는 규모 6.8 이하 지진이 2차례 이상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지진은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북아나톨리아 단층에 대해 더욱 우려한다. 이 일대에는 인구 1천600만명의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에 지진이 발생한 지는 상당히 오래 지났기 때문에 이 일대 타격이 큰 강진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는 시간문제로 통한다.
실제로 튀르키예에서는 지진피해가 빈번했다.
2020년 10월에는 튀르키예 해안 이즈미르에서 100여명이 숨졌다. 같은 해 1월에도 동부에서 규모 6.7 지진이 발생, 41명이 숨진 바 있다고 독일 디벨트는 전했다.
2011년 10월에도 동부에서 7.2 규모 지진으로 600명이 사망했고 1999년 8월에는 서부 이즈미르에서 7.4 규모 지진으로 무려 1만7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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