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보수파 일부, 베네딕토 16세 죽음 이용"
반목설 부인 "약 10년간 베네딕토 16세와 자주 상의"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 내 보수파 일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죽음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남수단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31일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의 몇몇 개혁적인 결정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는 보수파 일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나는 베네딕토 16세의 죽음이 일부 사람에 의해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겐 윤리가 없다. 그들은 교회가 아닌 정당의 사람들"이라고 보수파 일부의 주장을 정치 행위로 규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2013년부터 선종할 때까지 약 10년간 자주 상의해왔다고 소개하며 '두 교황'의 의견 대립이 있었다는 보수파 일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가 언급한 보수파 일부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20년 가까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개인 비서로 재직한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는 지난달 출간한 회고록 '오로지 진실만을-베네딕토 16세 곁에서의 내 삶'에서 전임 교황과 후임 교황이 긴장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도 같은 달 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이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며 비판에 나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울러 평화 중재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교황은 "내가 키이우를 방문하지 않은 것은 모스크바에 가는 것이 당시에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두 나라의 대통령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밖에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교황은 지난달 24일 AP 통신과 인터뷰에서도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라면서 가톨릭에서 말하는 죄(sin)와 세속 사회의 범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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