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찰풍선' 정국서 中 거들기…"책임있게 행동"
러 외무차관 밝혀…"美와의 핵무기통제 협정 협상 일정 안잡혀"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는 미국이 '정찰 풍선'을 격추한 데 중국이 아주 책임 있게 행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6일(현지시간) 내놨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우리 중국 동료들은 최대한 책임있게 행동하고 있고, 다른 많은 문제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항상 대화와 의견 교환에 열려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어떤 추가 조처를 할지는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앞서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5일 성명과 대변인의 입장 표명 등을 통해 강한 불만과 항의의 뜻을 표명했다.
뒤이어 중국 외교부는 6일 다시 "셰펑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전날 미국이 무력으로 중국의 민간용 무인 비행선을 기습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를 대표해 주중 미국대사관 책임자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 교섭 제기'는 대사 초치 등 외교 경로를 통한 공식 항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셰 부부장이 주중 미국 대사 또는 공사 등 고위 간부를 불러 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중국 측의 대응을 이날 러시아 외무부가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또 이날 지난주에 린 트레이시 신임 주러 미국 대사와 미러 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해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가 협정에 충실히 임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의 새로운 협상을 위한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스타트 협정 연장을 위한 미러 간 협상은 지난해 11월로 잡혀있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취소됐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러시아가 뉴스타트 협정에 따른 미국의 핵사찰 요구를 거부했다면서, 미국 국무부가 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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