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규모 산불로 서울 면적 3분의2 탔다…최소 23명 사망
이재민 1천500명 발생…"일부 방화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남미 칠레 중남부 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지금까지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천500명 규모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라우카니아주(州), 비오비오주, 뉴블레주 등에서 지난 3일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이날 기준 총 400㎢가 소실됐다. 서울시 전체 면적 대비 3분의2 수준이다.
카롤리나 토하 칠레 내무장관은 3일 하루에만 화재 총 76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산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칠레 당국은 5일 화재 87건을 진압 중이며 지금까지 148건이 진압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화재로 최소 23명이 숨지고 979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 800채가 피해를 봤고 약 1천500명이 대피소로 이동했다.
칠레 당국은 아라우카니아주, 비오비오주, 뉴블레주 등 3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지역은 인구 밀도는 낮지만 삼림 지대가 넓게 펼쳐진 곳이다.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국가는 화재 진압을 위한 비행기와 소방 인력 지원에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소방 인력 64명과 소방차, 헬기를 제공했고 스페인은 화재 진압 인력 50명을 태운 비행기를 파견했다.
토하 내무장관은 이번 산불이 기후 변화에 대한 경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록적 더위 탓에 불길 확산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온도계가 가리키는 온도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5일 칠레 일부 지역 온도는 섭씨 40도까지 치솟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토하 내무장관은 "칠레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이번 화재 중 일부는 방화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화재 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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