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 봄 중국에 반도체 수출 통제 시행…미국 통제 동참"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이 네덜란드와 함께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방침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올해 봄에 수출 통제를 시행할 방침을 굳혔다고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출 통제 내용이 담긴 성령 개정안을 조만간 발표해 기업 등의 의견을 모아 올봄에 규제 강화책을 도입한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특정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때 경제산업성의 허가가 필요한 관련 규정을 개정해 일본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제조 장비가 수출처에서 군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중국이 일본의 조치에 보복할 가능성을 고려해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14나노(㎚, 10억분의 1m) 이하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규제대상으로 삼았으며 일본도 같은 대응을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14나노 기술은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에 최소한 3세대나 뒤처진 것이지만 중국의 핵심 반도체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핵심 공정기술이다.
수출 통제가 시작되면 반도체 장비업체인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의 ASML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2021년도 일본 반도체 제조 장비의 해외 매출액은 2조9천705억 엔(약 28조2천억원)이었으며, 그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중국 매출액은 전체의 33%에 달하는 9천924억 엔(약 9조4천억원)이었다.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2021년 4월부터 1년간 매출액의 26%를 중국에 의존했고, 반도체 회로와 관련된 기기 중에는 중국의 매출액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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