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해안서 스텔스기로 中풍선 격추…가라앉은 잔해 수거(종합2보)
F-22 등 다수 전투기·함정 동원…작전하는 동안 인근 공항 3곳 운영 중단
발견 7일만에 낙하 파편 위험 없는 영해서 격추…수거에 구조함 투입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F-22 스텔스 전투기 등 군 자산을 다수 동원해 자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풍선을 해상에서 격추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약 6만∼6만5천ft(약 18∼20km) 고도에 있던 풍선을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이날 오후 2시39분 AIM-9 공대공미사일 한 발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메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F-15 전투기, 오리건·몬태나·메사추세츠·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출격한 공중급유기 등 다수 군용기가 작전에 참여했다.
바다에는 해군 구축함, 순양함, 상륙선거함 등이 잔해 수거 등을 위해 대기했다.
미국 정부는 격추 작전에 앞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와 찰스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윌밍턴 등 동해안 공항 3곳에서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시켰다.
이번 격추는 미국이 지난달 28일 풍선을 처음 포착한지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진 풍선은 그 잔해가 최소 7마일(약 11km) 반경에 떨어질 수 있어 바다로 충분히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고위당국자는 지상에 있는 미국 국민이 낙하하는 풍선 파편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할 첫 기회를 잡은 것이라며 미군이나 민간인, 민간 항공기나 선박이 입은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군 당국에 풍선을 안전하게 격추하는 게 가능해지는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작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풍선이 격추된 직후 메릴랜드주 해거스타운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수요일(2월 1일) 브리핑을 받을 때 국방부에 가능한 최대한 빨리 격추하라고 지시했다"며 "작전을 성공한 조종사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풍선의 잔해와 정찰용 장비 등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최대한 수거할 계획이다.
잔해가 수심 47ft(약 14m)에 위치하고 있어 며칠 내로 구조함을 투입하고 필요시 잠수부와 무인함정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군 고위당국자가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풍선이 정찰용이라는 미국의 발표에 대해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위당국자는 중국의 이런 주장이 "거짓"이라며 풍선이 미국의 민감한 군사시설 다수가 위치한 지역을 지나갔다는 사실이 중국의 주장을 반박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다른 풍선이 최근 중남미에서 발견됐을뿐 아니라 지난 몇년 아시아와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포착됐다면서 중국이 정찰용 풍선 선단(船團)을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28일 풍선이 알래스카의 서쪽 끝에 있는 알류샨 열도에 진입한 것을 포착했으며, 이후 풍선은 30일 캐나다 영공으로 갔다가 31일 다시 미국 북부 아이다호주로 넘어왔다.
미 정부는 이달 1일 풍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에 도달했을 때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풍선 잔해에 따른 지상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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