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등 조건 같아도…전자부품업 임금, 사회복지업보다 54%↑
한은 "산업간 임금 프리미엄 격차 갈수록 커져"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같은 조건의 근로자라도 종사하는 산업에 따라 받는 임금 수준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산업간 임금 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21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산업간 임금 분산(불평등 정도)은 2009∼2012년 0.06에서 2018∼2021년 0.09로 높아졌다.
산업간 임금 격차가 커졌다는 뜻인데, 이 격차 증가분에 대한 72가지 산업별 기여도를 계산하니 10개 산업이 불평등 심화를 주도했다.
10개 산업은 고임금 산업 5개(전자부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보험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와 저임금 산업 5개(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점·주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였다.
산업간 임금 격차가 벌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우선 산업간 임금 프리미엄 격차 확대가 꼽혔다.
임금 프리미엄은 같은 조건(성별·학력·나이·경력 등)의 근로자가 특정 산업에서 다른 산업보다 더 받는 임금을 말한다.
최근 들어 고임금 산업의 임금 프리미엄은 갈수록 커지고 반대로 저임금 산업의 프리미엄은 더 줄면서 전체 임금 격차가 확대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같은 조건의 근로자가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일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2009∼2012년 40% 많았지만, 2018∼2021년 기간에는 초과율이 54%로 높아졌다.
고임금 산업에서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임금 등 더 좋은 조건이 제시되고 근로자들의 협상력도 크지만, 저임금 산업의 경우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 체계로 바뀌면서 오히려 더 많은 저임금 근로자가 모여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고임금 근로자들은 고임금 산업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임금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산업간 임금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이라며 "산업간 근로자 선별과 단절이 지나치게 심해지면, 산업간 임금 격차가 장기적으로 더 커지고 산업간 근로자 이동도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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