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년 만에 '역성장 쇼크'…아이폰 부진에 분기 매출 5%↓(종합)
구글, 디지털 광고 실적 부진…아마존, 영업이익 '0달러' 우려
'빅테크 3총사' 시간외거래서 5% 안팎 급락…'메타 랠리' 반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시가총액 1위 빅테크 기업 애플이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거의 4년 만에 분기 매출이 감소하는 '역성장 쇼크'를 기록했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면서 월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디지털 광고 사업에서 타격을 받으며 부진한 분기 실적을 공개했고,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아마존은 클라우드 매출 둔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0달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이날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 3총사'의 주가는 정규장에선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이 이끈 시장 랠리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모두 5% 안팎의 급락세로 전환했다.
◇애플 순익 13% 감소…2016년 이후 처음으로 월가 예상치 하회
애플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천172억 달러였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예상치(1천211억 달러)를 밑도는 수치였다.
AP 통신과 CNBC 방송에 따르면 아이폰 제조업체의 분기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19년 1분기 이후 처음이고, 매출 감소 폭은 2016년 9월 이후 가장 컸다.
작년 4분기 순이익도 300억 달러(주당 1.88달러)로 1년 전보다 13% 줄었고, 월가 예상치(310억 달러. 주당 1.94달러)를 하회했다.
분기 순이익 확정치가 시장 전망을 밑돈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4분기 중국 공장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아이폰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아이폰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8% 감소한 658억 달러였다.
앱스토어와 애플TV+ 등 서비스 부문과 아이패드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도 매출 하향곡선을 그렸다. 맥 컴퓨터 판매는 29% 감소한 77억 달러에 그쳤고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 웨어러블·액세서리 부문 매출도 8% 줄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달러 강세는 애플의 역성장을 더욱 부추겼다. 해외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이 회사는 강달러에 따른 매출 마이너스 효과가 8%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2월 내내 회사를 괴롭혔던 아이폰 생산 차질 문제는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정리해고 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해고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가능한 한 다른 방식으로 회사 비용을 관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글 광고 매출 3.6% 감소…아마존, 클라우드 사업 둔화 전망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디지털 광고 부진에 월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공개했다.
알파벳의 작년 4분기 매출은 760억5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753억3천만 달러)와 비교해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765억3천만 달러)에는 못 미쳤다.
검색과 유튜브 사업을 포함한 구글 광고 매출은 3.6% 감소한 590억4천만 달러였다.
알파벳 순이익은 2021년 4분기 206억4천만 달러(주당 1.53달러)였으나 작년 4분기에 136억2천만 달러(주당 1.05달러)로 줄었다.
제시 코언 인베스팅닷컴 선임 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의 부진은 광고주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최신 신호"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구글의 부진한 실적은 핵심 광고 사업이 여러 위협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가 개발한 챗봇 '챗GPT'의 부상을 주요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회사의 비용 구조를 지속해서 재편하는 중요한 여정에 있다"며 경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마존은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으나 순이익은 되레 줄었다고 발표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천492억 달러를 기록했고 월가 예상치(1천454억2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1년 전 143억 달러였던 순이익은 120억 달러로 줄었다.
아마존의 성장 동력인 AWS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작년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전망이 엇갈렸다.
클라우드 매출은 작년 4분기에 20% 늘었지만, 아마존 경영진은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 지출을 줄이면서 이 부문 성장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인력 구조조정 등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도 클라우드 사업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최악의 경우 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매출을 1천210억∼1천260억 달러로 전망했다.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1천251억1천만 달러였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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