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선수 올림픽 개별 참가 찬성…"국가 대표하지 않아야"
백악관 "국기·엠블럼·국가 금지"…IOC 입장 동조, 우크라 등 반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은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국 소속으로 2024년 파리하계올림픽에 출전할 경우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같은 스포츠 조직 및 이벤트 주최자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선수들을 참가시키기로 허용하기로 할 경우, 그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또 "(올림픽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와 엠블럼, 국가(國歌)의 사용 역시 금지돼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와 그 조력국인 벨라루스 선수들이 자국 국기와 엠블럼 등을 사용하지 않는 중립국 소속이라면 굳이 올림픽 출전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여지를 열어둔 IOC의 입장을 사실상 지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IOC는 지난달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내렸던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징계를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엔 두 나라에서 국제대회 개최를 불허하고 해당국 선수들이 대회에서 국기와 국가 등 자국을 대표하는 어떤 상징물도 사용할 수 없는 내용이 들어있다.
두 국가 정부 당국자들의 국제 스포츠 회의나 행사 참석도 불허해왔다.
하지만 IOC는 국적 때문에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엄격한 조건' 아래 선수들의 대회 참가 방법을 더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사실상 IOC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참가 여부를 놓고 서방국 간에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IOC의 입장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일부 유럽 국가들도 IOC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다만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고자 전 세계를 결집해왔고, 러시아의 잔인하고 야만적인 전쟁에 책임을 물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스포츠계의 두 나라에 대한 기존 제재 지지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은 국제스포츠연맹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스포츠 국가관리기구의 자격을 정지시키고, 국제스포츠연맹 등에서 그 나라의 영향력 있는 당국자들 및 밀접히 연계된 개인을 내쫓는 것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국내 및 국제 스포츠 조직위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경기의 중계 중단 권고 역시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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