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부 군사시설 드론공격 배후로 이스라엘 지목
유엔 주재 이란 대사 "이스라엘 위협에 대응할 권리 있어"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중부 지역 군사시설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1일(현지시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초기 조사 결과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 시도의 책임은 이스라엘 정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서한에서 이라바니 대사는 이스파한 소재 군사시설 공격에 드론 3대가 쓰였으며, 이 중 2대는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이스라엘 정권의 위협과 부당한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고유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사회기반시설과 평화적인 목적으로 운영 중인 핵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 과학자 암살을 저질렀으며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이라바니 대사는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이스파한주 군사단지가 자폭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이란 국방부는 어떤 시설이 목표가 됐는지 밝히지 않은 채 공격은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공격 대상 시설로 군수 공장, 탄약 창고, 핵시설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가 운영하는 누르뉴스는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쿠르드 분리독립 조직원들이 드론 부품을 들여와 외국 보안 기관 요원들에게 건넸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앙숙인 이란과 이스라엘은 공격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상대를 공격해 왔다.
이란의 핵무장에 극도의 거부 반응을 보여온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은밀하게 타격하고, 이란 요인 암살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2020년 이란의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을 직접 실행하고, 2021년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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