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간부 구속에 고개숙인 방통위…"사기 떨어지고 업무차질"
한상혁, 입장 묻자 "드릴 말씀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 간부들이 잇달아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방통위 내부에서 "한계점에 왔다"는 불만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차모 과장이 구속기소 된 데 이어 1일 밤에는 양모 국장이 구속됐다. 양 국장은 지난달 11일 첫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결국 3주 만에 구속 수사가 결정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20년 종합편성채널 심사에서 TV조선의 최종 점수가 재승인 기준을 넘기자 낮은 쪽으로 수정이 이뤄지도록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외에도 여러 방통위 관계자와 심사위원들이 피의자로 적시된 가운데 국·과장이 구속되기에 이르자 내부 동요도 커진 상황이다. 검찰 수사에 더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국무조정실의 감찰이 진행 중이고,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도 앞두는 등 방통위를 향한 전방위 수사와 감찰이 계속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2일 "과장에 이어 국장까지 구속되자 내부는 체념한 분위기도 있다. 정말 처참하긴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직원들이 잇따라 구속되고 각종 수사와 감찰, 감사가 이어지면서 업무가 마비되니 사기도 저하될 만큼 저하된 상황"이라며 "전방위적 압박에 말라 죽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공적 업무나 인사·조직 운영도 사실상 마비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한다. 최근 방통위는 전체 회의를 자주 개최하지 않는 데다, 열더라도 최소한 안건만 의결하고 있다. 일부 공석이 된 국장 인사도 이뤄지지 않아 과장 직무대행 체제 등으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자 방통위 안팎에서는 한상혁 위원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 위원장은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던 길에 만난 취재진이 양 국장 구속에 대한 입장을 묻자 "드릴 말씀 없다"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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