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신용카드 연체료 인하 압박…高물가 고통 완화
TV·인터넷 조기 해지 수수료도 대상…출마선언 앞둔 바이든 직접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등 과도한 소비자 전가 비용을 내리라고 관련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항공사의 숨은 수수료 전면 공개와 주유소 및 은행 등에 소비자 비용을 줄이라고 촉구한 데 이은 고물가 시대 소비자 요금 인하 규정 2탄을 내놓은 것이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일반적인 신용카드 연체료를 현재의 약 30달러(약 3만7천 원)에서 8달러(약 1만 원)로 줄이는 규정을 발표했다.
미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이 제안한 이 규정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대통령 경쟁력위원회 회의에서 공식 발표된다.
백악관은 이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최대 90억 달러(약 11조 원)의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규정대로라면 연간 120억 달러(14조 7천700억 원)에 달하는 연체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부과된다고 CFPB는 밝혔다.
로힛 초프라 CFPB 국장은 "소비자가 하루 이틀 지급이 늦었다는 이유로 현금 수수료를 부과하는 상황이 걱정"이라며 "신용카드사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하는 게 공정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체 분석 결과 현재 신용카드사가 부과하는 연체 수수료가 적정 수준의 5배나 많다면서 8달러로 내리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0월 은행 당좌대월 수수료, 휴대전화 해지 부과금 같은 불필요한 수수료가 미국 가정에 피해를 준다며 해당 비용을 즉각 낮추라고 행정명령을 통해 촉구한 바 있다.
또 항공사가 위탁·휴대 수화물 추가요금, 항공편 변경·취소에 대한 선불 수수료를 전면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을 내놓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소비자 요금에 대한 '불필요한' 수수료 인하를 연이어 촉구하는 것은 고물가에 따른 국민적 고통을 줄이려는 데 목적이 있다.
또 대선 재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달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밀문건 유출 파문으로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신 경제 성과 홍보 투어를 연초부터 지속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례 건강검진 결과가 이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알려져 그 직후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수수료 인하 대상은 온라인 콘서트 및 스포츠 이벤트와 엔터테인먼트 수수료, TV나 전화, 인터넷 서비스 조기 해지 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또 어린 자녀와 동석하려는 항공사 좌석 수수료도 대상이다.
백악관은 규칙 제정 절차를 포함한 정부 조치보다 의회 입법이 빠를 수 있다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아울러 백악관은 통신정보관리청(NTIA)이 현 모바일 앱 스토어 생태계의 경쟁 장벽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도록 하는 조치도 내놨다.
애플과 구글을 겨냥한 보고서엔 앱 개발자를 위한 경쟁의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주기 위한 권고사항이 포함된다.
NTIA는 "우린 현재 모바일 앱 생태계, 특히 앱 스토어 모델이 소비자와 앱 개발자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앱 시장은 주로 애플과 구글에 의해 통제되는데, 그들의 관행과 정책은 경쟁력 있는 앱 생태계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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