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위협"…美 공군기지 옆 中기업 공장 설립 제동
캐나다 교원연금, '지정학적 위험'에 중국자산 직접투자 중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당국이 공군 기지 인근에 옥수수 제분소를 지으려는 중국 기업의 계획을 중단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다코타주 그랜드포크스의 브랜든 보첸스키 시장은 전날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 푸펑그룹의 자회사인 푸펑USA가 옥수수 제분소를 지으려는 계획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는 처음 해당 프로젝트가 발표된 이후 지정학적 긴장이 대단히 커졌기 때문에 그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는 것을 도와달라고 우리 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보첸스키 시장이 성명을 내기 몇 시간 전 노스다코타를 지역구로 둔 존 호븐(공화) 상원의원과 케빈 크레이머(공화) 상원의원은 미 공군으로부터 받은 서한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 공군은 해당 서한에서 "그(옥수수 제분소 건설) 계획은 단기적, 장기적으로 모두 우리의 작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위험과 함께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호븐 의원과 크레이머 의원은 공동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그랜드포크스 관리들이 푸펑의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대신 해당 농업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미국 회사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푸펑그룹은 지난해 봄 그랜드포크스 외곽의 농지 370에이커(약 1.5㎢)를 현지 한 주민으로부터 매입했다.
흙과 풀만 있는 황량한 땅에 푸펑그룹은 옥수수 제분소 건설을 계획했고, 7억 달러 규모의 기업식 농업 시설이 관내 들어서며 700명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애초 시 당국은 경제적 이득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곧 반대에 부딪혔다. 해당 토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첨단 시설을 갖춘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현지 주민이 반대에 나섰고 지역사회를 넘어 워싱턴DC 정가에까지 경고음을 울렸다.
일부 주민은 중국이 공군기지 염탐 활동을 은폐하기 위해 농업시설을 짓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또다른 주민들은 "중국 공산당을 우리 마을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SCMP에 "시민들은 경제 발전을 위한다며 단돈 몇 달러를 받고 우리의 공군기지와 우리의 지역사회를 팔아넘긴 시 지도자들에게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00조 원 규모 자산을 관리하는 캐나다 펀드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 연금 계획'(OPTT)은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중국 내 민간 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를 중단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에서 33만3천명의 현직 교사와 퇴직 교사가 가입한 해당 펀드는 2천425억 캐나다달러(약 224조원) 규모 자산을 관리하며, 2030년까지 3천억 캐나다달러 규모로 자산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OPTT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펀드는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 소액 대출 회사를 포함해 현재 중국에 약 50억 캐나다달러를 투자했다.
앞서 캐나다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리튬업체들에 투자 중인 중국 기업들에 투자 철회를 명령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산업부는 중국 기업 3곳의 자국 리튬업체 투자 철회를 명령하면서 정보·안보기관을 포함한 여러 단계의 엄격한 국가안보 검토 절차를 거쳐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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