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암울한 수출전선…반도체 반토막·中무역 넉달연속 적자
반도체 수출 하락폭 확대…15대 수출품목 중 10개 마이너스 성장
대중 수출 8개월 연속 감소…적자폭도 확대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새해 첫달부터 반도체 수출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대중(對中) 무역수지가 넉달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수출 전선에 암울한 기운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정도다. 불어나는 에너지 수입액을 상쇄하지 못해 무역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로 커졌다.
◇ 반도체 수출 하락폭 확대…대중 수출도 47% 급감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반도체 수출액은 6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5%(48억달러)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작년 8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폭도 작년 10월 17.4%, 11월 29.9%, 12월 29.1%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출 비중이 60%가량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 수요 약세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누적되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D램 고정가는 작년 초 3.41달러에서 지난달 기준 1.81달러까지 하락했고, 낸드플래시 고정가는 4.81달러에서 4.14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물가지수도 작년 6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그간 수출 성장이 지속됐던 시스템반도체마저 지난달 25%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중 반도체 수출도 작년보다 46.6% 급감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대중 반도체 수출은 작년 9월까지 16개월 연속 40억달러대를 유지했지만, 10월에 22% 줄며 마이너스 전환한 뒤 4개월 연속 감소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 반도체 수출(108억달러)이 동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했다"며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신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석유화학(-25.0%), 철강(-25.9%), 섬유(-27.6%), 디스플레이(-36.0%), 바이오헬스(-33.5%), 가전(-19.9%)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수출액도 동반 하락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철강은 글로벌 수요 둔화로 미국·EU(유럽연합)·일본·중남미 등 주요 시장 수출이 모두 감소했고, 석유화학은 중국 내 자급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시황 전반이 악화되며 8개월 연속 줄었다.
다만 자동차는 21.9% 증가한 49억8천만달러가 수출돼 역대 1월 중 1위였다.
선박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출 증가로 86.3% 늘었고, 이차전지(+9.9%)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
◇ 대중 수출 8개월 연속 감소…무역수지 넉달째 적자행진
대중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대중 무역적자 규모는 작년 10월 12억5천만달러, 11월 7억5천만달러, 12월 6억2천만달러였다가 지난달 39억7천만달러까지 대폭 확대됐다.
이는 대중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 6월부터 꾸준히 감소폭이 늘어나더니 지난달에는 31.4%나 감소한 91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비롯해 일반기계(-42.7%), 석유화학(-22.0%) 등 대다수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이처럼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50억달러대를 계속 유지했다.
총 수입액은 작년보다 2.6% 감소했지만 수출 감소폭이 16.6%까지 확대되면서 1월 전체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인 126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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