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CEO 美 하원 청문회 출석에 中 누리꾼들 분노"

입력 2023-02-01 12:11
"틱톡 CEO 美 하원 청문회 출석에 中 누리꾼들 분노"

홍콩매체 "'제2의 멍완저우'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 참석하기로 하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전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등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바이트댄스는 중국에서는 틱톡의 현지 버전인 '더우인'을 서비스하고 있고 뉴스 앱 '터우탸오' 등도 운영한다.

지난달 30일 미국 연방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는 틱톡의 저우서우즈 CEO가 오는 3월 23일 열리는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으로 에너지통상위원회 위원장인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틱톡은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 사용자의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용했다"며 개인정보 문제가 청문회의 핵심 안건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자 터우탸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저우 CEO의 운명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SCMP는 "저우 CEO의 청문회는 중국 최고위 중역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며 "그는 싱가포르 국적으로 하버드대를 졸업했지만, 대부분의 경력이 중국 기술 업계에서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틱톡이 미국에서 고조되는 정치적 압력과 관련해 거의 발언하지 않았던 까닭에 저우 CEO와 그의 팀이 청문회를 통해 틱톡의 데이터 수집 관행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질문의 최전선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저우 CEO가 '제2의 멍완저우'가 돼 워싱턴에 붙잡혀있을 수 있다면서 그의 미국행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이자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는 미국 정부가 대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2년 반 넘게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 미 법무부의 기소 연기 결정으로 지난해 9월 24일 석방돼 귀국했다.

SCMP는 "누리꾼들은 앞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상황을 거론하며 바이트댄스가 이번에 무릎을 꿇을 것이냐에 대한 논의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20년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가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바이트댄스는 미국 오라클, 월마트 등과 틱톡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협상을 중단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에서도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는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달 말 현재 미국 최소 31개 주가 정부 네트워크와 기기에서 틱톡의 사용을 금지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을 중심으로 틱톡에 대한 강경한 주장들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하원 의원(공화·위스콘신)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공화·플로리다)은 최근 틱톡의 미국 내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하원 자료에 따르면 틱톡과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미 정부 로비 자금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한 역대 최다 540만 달러(약 66억5천만 원)를 썼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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