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전투기 지원 놓고 갈라진 서방, 단일대오 균열

입력 2023-01-31 16:23
수정 2023-01-31 19:34
이번에는 전투기 지원 놓고 갈라진 서방, 단일대오 균열

바이든, F-16 지원 질문에 'No'…마크롱 '배제한 것 없다' 온도차

폴란드·네덜란드도 각각 긍정 기류…유럽서도 독일은 난색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은 '불가'를 고수하는 반면 유럽 주요국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서방의 대러시아 대응에 균열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포함한 서방 동맹국에서 탱크 지원을 약속 받자마자 전투기까지 요구하고 나선 데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은 유럽 주요국에서 감지되는 기류와는 다소 온도차를 보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앞서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각각 전투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를 찾아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칙적으로 배제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먼저 요청해야 하고, 절대로 긴장을 고조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고 순수하게 저항을 도울 것이어야 한다는 점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심스럽게나마 마크롱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기는 없지만 (전투기 지원이 결정된다면)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네덜란드 정치인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같은날 F-16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발언에서 이러한 지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완전한 협력'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럽이 단일대오를 구축한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EU) 맹주를 자처하는 독일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9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주력전차를 지원한 뒤 다시 중무기 논쟁이 불거지면 국가를 향한 국민 신뢰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독일제 주력전차인 레오파르트2 지원을 진통 끝에 결정하자마자 전투기 지원이라는 또다른 화두가 등장하는 것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공간을 파고들며 우크라이나는 이전까지는 '금기'처럼 여겨졌던 전투기 요구에 한층 목소리를 키우는 형국이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31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F-16 같은 4세대 전투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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