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부진에 12월 수출물량·금액지수 3개월째 하락
수입물량지수는 6개월·금액지수는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
작년 수출금액지수 6.8% 오를 때 수입금액 19.1% 급등…교역조건 악화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의 부진으로 지난해 12월 수출물량과 금액 모두 3개월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냈다.
에너지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12월 수입물량은 6개월 만에, 금액은 2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우리나라의 수입금액지수 상승 폭이 수출금액지수의 약 3배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기준·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금액지수는 1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 하락 폭은 2020년 5월(-25.0%)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운송장비 등이 증가했지만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해 수출물량과 금액지수 모두 하락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1차 금속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감소해 각각 1.1%와 2.4%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1.2%) 이후 6개월만이고, 수입금액지수가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0.6%) 이후 처음이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6.2%)이 수입가격(-1.4%)보다 더 크게 내려 전년 동월 대비 4.9%, 전월 대비 0.7%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1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12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6.3%)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9%)가 모두 하락해 전년 동월 대비 1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11개월 연속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36.77(2015=100)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반면 수입금액지수는 지난해 169.90으로 전년 대비 19.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물량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각각 122.54와 129.56으로 2021년과 비교하면 1.7%와 4.2% 늘어났다.
원유 등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금액과 물량 모두 수출 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21년(92.65)보다 8.1% 하락한 85.11로, 2011년(-11.0%) 이후 11년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수 자체는 1988년 지수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소득교역조건지수는 6.6% 하락한 104.29였다.
소득교역조건지수 하락 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0%) 이후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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