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란 중부 군사시설 공격 배후 이스라엘로 추정"
로이터 통신, 美당국자 인용 보도…이스라엘군은 논평 거부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지난 28일(현지시간) 밤 이란 중부 내륙 군사시설에 대한 무인기 공격의 배후가 이스라엘로 추정된다고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통신에 "이번 공격에 이스라엘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앞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이번 공격에 이스라엘이 역할을 했다고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다른 복수의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도 추가적 언급은 피했다.
이란 국영 TV도 이스라엘이 배후로 추정된다는 신뢰할 수 있는 관측들이 나온다는 한 이란 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란 정부는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이 특정 세력을 지목하지 않은 채 "이란에 불안을 조성하기 위한 비겁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으으나 다른 공식 발표는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논평을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외교가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이란 내 목표물을 타격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왔지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이란 국방부는 지난 28일 오후 11시 30분께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이스파한주(州)에 있는 군사 장비 생산 시설이 자폭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국방부는 성명에서 "공격을 시도한 드론 3대 중 2대를 방공 시스템이 요격했고, 나머지 1대는 시설 지붕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드론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고, 건물 지붕에 경미한 손상이 있었다"며 "이번 공격 시도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스파한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해 여러 핵 시설이 있다.
한 이란군 관계자는 피격 위치가 이란 중부지역이란 점과 공격무기의 규모 등으로 볼 때 이번 공격이 이란 국경 내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란은 이전에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 내에서 사보타주(파괴공작) 요원들을 이용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사실이라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우파적인 정부의 수장으로 복귀한 뒤 처음 이루어진 대이란 공격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