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방한 나토 수장 "한국에 나토식 핵공유?…확장억제가 해결책"
"올해 7월 나토 정상회의에 尹대통령 맞이하는 것 고대해"…초청 의사 처음 밝혀
"韓-나토, 가치 관점서 매우 긴밀한 관계…민주적 자유 측면·공동의 위협도전 직면"
對우크라 추가 지원 문제엔 "전적으로 한국이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북핵 위협 고조로 한국에서 나토식 핵 공유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이 문제는 한미가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핵확산 금지는 여전히 나토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는 견해를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9일 방한을 앞두고 지난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토식 핵 공유의 한국 적용 가능성'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 말에 "자체 핵무기 확보 계획은 없다는 것이 윤(석열 ) 정부의 분명한 메시지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소위 말하는 미국에 의한 확장억제는 수년간 작동해왔고, 이는 추가적인 핵확산 없이 억지력을 보장하는 방법"이라며 "그래서 나는 이것이 이 사안을 해결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6년 만에 방한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브뤼셀 나토 본부 내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중국과 북한, 러시아 등 글로벌 위협,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 강화 방침을 강조하며 "올해 7월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처음 밝혔다. 그는 지난해 윤 대통령의 첫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 '역사적 이벤트'라고 언급한 뒤 "우리는 나라도 다르고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지만, '가치'에 관한 한, 우리는 매우 긴밀한 관계다. 민주적 자유는 물론, 공동의 위협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가치동맹'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추가 지원에 대해선 "한국의 경제 및 인도적 지원을 환영한다"며 "어떤 종류의 지원을 하는지는 전적으로 한국이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6년 만의 방한으로, 그때랑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번 방한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 나는 한국과 나토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이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안보는 갈수록 점점 서로 연결되고 있다. 아시아와 인도·태평양에서 일어나는 일은 유럽과 나토에 중요하고, 역으로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을 고대하고 있고, 우리의 파트너십을 어떻게 더 확대할 수 있을지도 기대하고 있다.
-- 지난해 윤 대통령의 첫 나토 정상회의 참석, 한국의 나토 대표부 개설 등 최근 한-나토 관계가 업그레이드됐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협력하려는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 지난해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역사적인 이벤트였다. 우리는 협력 관계를 한층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나토의 가까운 파트너다. 그리고 이 파트너십은 나토는 물론 한국에게도 상호 간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과 나토가 할 수 있는 분야로는 사이버 분야에서의 협력이다. 사이버 위협은 글로벌 위협이다. 우리는 또 기술 분야와 군비통제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 군비통제는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및 실험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나토 동맹들도 공유하고 있으므로 특히 관련이 있다.
-- 올해 나토 정상회의에도 윤 대통령을 초대할 계획인가.
▲ 그렇다.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 작년 여름 마드리드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 정말 좋았고, 이번에 방한해 윤 대통령과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나라도 다르고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지만, '가치'에 관한 한 우리는 매우 긴밀한 관계다. 민주적 자유는 물론, 공동의 위협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인도·태평양에서 유사한 분쟁을 막기 위한 나토의 역할은 무엇인가.
▲ 그런 우려가 바로 안보가 상호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은 한국, 인태 지역에도 문제가 된다.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시하고 있다.
푸틴이 이 침공 전쟁에서 이긴다면, 푸틴이나 다른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는 잔혹한 무력을 사용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비극일 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해 우리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무력 사용이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대만은 한 예시로, 우리는 중국이 대만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목도하고 있고, 대만에서의 분쟁은 그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 중국은 나토가 '북대서양' 동맹 이상으로 세력을 확장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는데.
▲ 나토는 지금도, 앞으로도, 북미 및 유럽의 역내 동맹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내가 글로벌 위협의 영향을 받고 있고, 역외에서 도전이 증대하고 있다. 우리는 수년간 이를 봐 왔다.
가령 테러는 글로벌 위협으로, 나토 동맹인 미국을 향한 9·11 테러가 아프가니스탄에 의해 감행되는 것을 봤다. 사이버 위협도 그 자체로 글로벌 위협이다. 북한이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것을 목격했고, 우주 역시 안보에 있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중국의 경우 군사 역량 현대화에 막대한 양을 투자하고 있다. 나토의 모든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그리고 핵 역량도 현저히 그리고 급속하게 팽창시키고 있다. 가령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다른 나라를 어떻게 강압하고 위협하는 지도 우리는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교역과 항행의 자유에 있어도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나토는 현재도 미래에도 북미 및 유럽 역내 동맹이겠지만,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위협과 도전에 대처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한 방법은 파트너국들과 더욱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다.
-- 한국에서는 북핵 위기가 고조됐고, 나토는 최근 이란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해 러시아와 더 밀착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나토의 메시지는.
▲ 권위주의적 정권들이 갈수록 더 밀착하고 있다. 이는 다시 또 한 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 모두의 안보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더 많은 무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고, 이에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확보해 우크라이나의 주택, 병원, 민간 인프라를 공격했다. 러시아의 민간 용병 와그너 그룹은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미사일을 제공받았다. 그러므로 북한은 (인도·태평양) 역내 전체에 위협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안보에 있어서도 위협이다.
-- 한국에서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나토식 핵 공유'가 거론됐는데, 적용 가능하다고 보나.
▲ 자체 핵무기 확보 계획은 없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분명한 메시지였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미국에 의한 확장억제는 수년간 작동해왔고, 이는 추가적인 핵확산 없이도 억지력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이 사안을 해결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한미가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핵 비확산은 여전히 나토 동맹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우리의 실질적 목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지만,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나토는 핵 동맹으로서 유지될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핵무기가 있는 상황에서 나토 동맹들이 없다면 이는 더 위험한 일이다.
--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방한 시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구체적으로 요청할 계획이 있나.
▲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경제 및 인도적 지원을 환영한다. 어떤 종류의 지원을 한 지는 전적으로 한국이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민주주의와 자유, 국제법에 기반한 규칙을 중시하는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국제질서에 기반한 규칙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 서방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해 주력전차 지원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더 나아가 전투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전투기 지원 관련 논의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나.
▲ 그러한 협의에 대해 세부적으로 말하진 않겠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나토 동맹들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맹들은 전쟁 내내, 실제로는 (러시아의) 침공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대한 가장 적합한 지원이 무엇일지 논의했다. 이에 전쟁 초기부터 대전차 무기 등을 비롯한 중요 무기체계를 신속히 지원할 수 있었고,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이 증명됐다.
그런 다음에 더 많은 포 무기체계와 최신 방공체계를 제공했고, 현재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전선을 뚫고 진격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종류의 주력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추가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대화는 계속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우크라이나 측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협의 결과를 미리 예측하진 않겠다.
-- 종전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 아무도 모른다. 전쟁은 원래 예측불가능하다. 우리는 뜻밖의 상황에 대비하는 동시에 장기전도 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러시아나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대비한다는 징후가 전혀 없다.
오히려 그는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하고 있고, 북한과 이란 등으로부터 무기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자신의 목표를 바꿨다는 징후도 없다. 그는 지금과는 다른 유럽을 원하고 있고,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자신의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거나 평가하고 있다.
또 우리는 그들이 새로운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러므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건 더욱더 중요해졌다. 이 전쟁은 언젠가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협상 결과는 전적으로 전투 현장에서의 힘에 달려 있다.
나토사무총장 "중국 핵역량 급팽창…韓과 글로벌위협 협력 강화"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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