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악관 비서실장에 '코로나 조정관' 제프 자이언츠 임명(종합)
공화 하원 장악속 IRA 등 주요법안 시행·문서유출 대응·재선 등 과제
경제전문가 출신…일각서 백악관내 행정·정무 역할 분담 가능성도 제기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프 자이언츠(56) 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을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나는 제프 자이언츠가 정부 내에서 가장 힘든 일 중 일부에 대응하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그의 비서실장 발탁을 공식 발표했다.
경제 전문가인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은 바이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의장 출신으로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지난해 4월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겸 대통령 자문관을 지냈다.
그는 당시 바이든 정부 출범 100일 내 2억2천만 도스의 백신을 접종하는 정부 노력을 주도했으며 코로나19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 방식을 전시 수준에서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물밑에서 바이든 정부 후반기 인사 문제에 대한 자문을 해왔으며 이 때문에 차기 비서실장으로 이름이 계속 거론돼 왔다.
투자회사 등을 운영하며 주로 민간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오바마 정부 때 공직에 진출했다.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은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부국장과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인프라법, 반도체지원법 등의 입법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하원 주도권이 야당인 공화당에 넘어간 것과 맞물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초점은 새로운 입법보다는 기처리된 법안의 온전한 시행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대선에 출마했을 때 나는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이 제프가 할 일이다"면서 "향후 큰 과제는 우리가 통과시킨 법안을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전문가인 자이언츠 비서실장을 낙점한 이유도 각종 입법의 성공적인 시행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자이언츠 비서실장은 행정 업무에 집중하고 정무 문제는 애니타 던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계속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있다.
자이언츠 신임 비서실장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불거진 기밀 문서 유출 문제를 대응하는 역할도 하게될 전망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 사저 등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직했을 당시의 기밀문서가 수차 발견되면서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 문서 유출을 강도높게 비판하던 차에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문제에 연루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상태다.
하원을 무대로한 공화당의 정치 공세 대응도 신임 비서실장의 임무가 될 전망이다.
앞서 론 클레인 초대 비서실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30여 년간 바이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클레인 비서실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직전의 9명의 비서실장 중 8명보다 더 길게 근무했으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면서 "첫 번째 임기의 절반인 지금이 새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 적기"라고 말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클레인 비서실장의 사직은 바이든 정부 백악관 및 내각에서 사실상 첫 주요 인사 교체다.
이에 따라 백악관 내에서 주요 참모들이 재선 캠페인으로 이동하거나 사직하는 등의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인 비서실장도 물밑에서 재선 캠페인 등을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각의 경우에는 아직은 교체 대상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다음 주에 공식적으로 비서실장 이·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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