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꼽힌 AI반도체…"대세는 풀 스택·성패는 상용화"
정부, 글로벌 빅테크들의 풀 스택 주목…통신3사는 국내 풀스택 선도역 자임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정부가 메모리 반도체에 이은 우리나라의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꼽은 가운데 국내외에서 AI 기술·서비스 영향력 선점을 위한 '풀 스택'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풀 스택은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특정 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술을 전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시장 주도권을 쥐는 것을 의미한다.
29일 정부의 인공지능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 계획을 보면 정부는 "초지능 AI 분야에서 우위 확보를 위한 글로벌 빅테크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며 "자사의 AI 코드, 개발도구 공개 및 자체 칩 개발 등 기술·서비스 영향력 강화를 위한 풀 스택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 자사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는 현상을 지목한 것으로, 정부는 애플이 최근 출시한 M2칩, 테슬라 D1, 아마존 그라비톤3 등을 예로 들었다.
정부에 따르면 국산 AI 반도체 기업들도 풀 스택 전략을 취하면서 AI 반도체 시제품을 개발해 클라우드에 시범 적용 중이다.
사피온이 NHN 클라우드에 AI 반도체 'X220' 탑재 서버 40대를 구축하고 퓨리오사가 출시한 AI 칩 '워보이'를 클라우드 서버에 탑재한 것이 그 예다.
통신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업을 탈피하고 'AI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이동통신사들도 풀 스택 전략에 앞장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11월 사피온 X220을 내놓으며 국내 최초 AI 반도체 상용화 기록을 세웠다.
올해 TSMC의 7나노 공정을 적용한 서버용 반도체 사피온 X330,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를 위한 X340, 스마트폰 등 기기용 X350 등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5년에는 더 강화된 AI 추론·학습 성능을 갖춘 사피온 X430을 선보일 예정인데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차세대 적층형 메모리 HBM3을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KT[030200]는 인공지능 인프라와 솔루션, 서비스를 모아 '한국형 AI 풀스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공개한 바 있다.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기업 모레와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투자해 AI 반도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기업인 이들 통신사 외에도 특정산업과 접목한 AI 응용기술을 개발하거나 AI 솔루션, 언어·시각 지능 기반의 AI 서비스를 공급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창업한 AI 기업만 547개에 달한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신생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다양한 응용처에 실제 반도체를 공급한 이력인 '트랙 레코드'를 쌓아 기술력을 검증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부분의 기업이 AI 풀 스택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제품 상용화 여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