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GPT-4 충격 대비됐나요?"…ICT 당국 자신감 근거는

입력 2023-01-28 09:00
수정 2023-01-28 15:13
[위클리 스마트] "GPT-4 충격 대비됐나요?"…ICT 당국 자신감 근거는

"AI 기술·언어적 특성에 아직 시간 있어…PIM 육성으로 AI 하드웨어 선도"

"GPT 기술 받아들여 활용할지 판단 필요…민간 주도 바람직"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이 뜨겁다.

출시 40일 만에 하루 이용자 1천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서비스를 썼더니 미국 로스쿨 시험과 명문 경영대학원과정(MBA)의 기말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숙제와 시험을 AI 챗봇에 의존하는 학생들로 미 교육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챗GPT 등장 전에도 AI는 우리 곁에 있었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연산형 AI'에서 '생성형 AI'(generative AI)로 진일보한 모습을 실감 나게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것이 28일 업계 분석이다.

기존 번역기에서 '화장(품)이 잘 먹는다'를 영어로 변환했을 때 'eat cosmetics'라는 어색한 직역 표현을 내놓는 것이 연산형 AI의 한계라면 챗GPT는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한 맥락 분석으로 '화장이 잘 됐다'는 함의를 알아차리는 차별성을 드러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개발사 오픈AI(OpenAI)의 화제작은 챗GPT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2020년 공개한 GPT-3, 지난해 말 챗GPT(GPT-3.5)에 이어 올해 다음 버전인 GPT-4를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매개변수(파라미터) 개수가 1750억 개(GPT-3 기준)에서 100조 개 대로 폭증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인간 지능의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해외발 'GPT 쇼크'가 닥칠 가능성에 대해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당국은 "AI는 승자독식의 특성이 큰 기술·산업"이라고 보면서도 "우리에게 아직 시간이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AI 기술이 가지는 특성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특수성이 있다.

ICT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2016년 세계를 놀라게 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 당시 알파고가 사용한 딥러닝 기술은 알파고 개발사 딥마인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걸음마 단계였다. 하지만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딥러닝은 다수 국가와 기업이 활용하는 보편적 기술이 됐다.

AI 기술 선두주자가 시장에 처음 주는 충격 효과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내 보편화가 이뤄지는 기술적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AI 기술이 2021년 기준 글로벌 최고 수준인 미국의 89.1%에 근접했다고 추산한다.

'GPT 쇼크'를 담담히 준비할 수 있는 다른 이유는 한국인 사용자에게 더 나은 효용을 제공할 AI 기술은 한국어 데이터셋에 바탕을 두기 마련이고, 한국어 데이터는 우리 기업과 사회가 더 풍부하게 가졌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에 더욱 가까운 사고나 발화를 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데 오픈AI가 보유한 한국어 데이터보다 우리 정부와 국내 기업이 AI 학습용으로 보유한 한국어 데이터양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우리 사회가 보유한 모든 데이터를 AI 데이터 학습용으로 개방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추가한 고성능·저전력 PIM(지능형 반도체·Processing in Memory)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국내 AI 기술의 하드웨어적 발전을 견인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아직 세계를 주도하는 사업자가 없는 상황"을 "아직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 근거로 이야기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팔로워(추종자)로서 해외 AI 기술보다 나은 기술을 개발할 트랙을 탈지, 해외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활용할지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면서 "양자택일보다는 민간 주도로 두 방향을 동시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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