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20∼2021년 차관 공여 근래 최저 수준"

입력 2023-01-27 11:07
"중국 2020∼2021년 차관 공여 근래 최저 수준"

美연구진 "中 개발금융 정책 '작은 게 아름답다'로 전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해외 개발금융 정책을 전환하면서 2020∼2021년 외국에 제공한 차관이 근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전했다.

SCMP는 미국 보스턴대 글로벌개발정책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의 해외 개발금융은 2016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라며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환으로 장기 금융 지원을 하면서 2008년부터 2021년 사이 100개국에 총 4천980억 달러 규모, 약 1천99개의 금융 지원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1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3회 일대일로 심포지엄에서 "지속가능한 고품질의 작고 아름다운 프로젝트가 해외 협력의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중국의 차관 공여 정책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국 은행들의 해외 차관 한도를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고, 이후 대규모 일반 지원보다 '작고 아름다운' 고품질의 최적화된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21년 중국의 차관 약속은 운송과 공공 행정 단 두 분야로 국한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운송 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이미 기획됐던 방글라데시의 고속도로 건설 한 건에 지원됐다.

공공 행정 부분은 앙골라·파키스탄·스리랑카·트리니다드토바코의 무역 금융 등에 지원됐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보다는 해당 국가들이 팬데믹에서 회복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융자다.

보고서에 참여한 레베카 레이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은 최근 몇년간 중국이 경제 협력에서 보여준 '작은 게 아름답다'는 접근을 상징한다"며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은 이전의 차관 제공 규모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전반적인 차관 공여 규모가 줄어들었음에도 일대일로의 핵심 파트인 운송에 대한 융자는 다른 부분에 비해 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정책 우선은 내향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개발금융이 앙골라·아르헨티나·방글라데시·브라질·에콰도르·이란·카자흐스탄·파키스탄·러시아·베네수엘라 등 10개국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은 전체 공여 차관의 59%인 2천963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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