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근로 금지하면 파업기간 58% 길어져…기업부담 키워"

입력 2023-01-27 11:00
"대체근로 금지하면 파업기간 58% 길어져…기업부담 키워"

경총, 대체근로 제한규정 없앤 영국 입법례 등 소개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파업 때 대체근로를 전면 금지하는 국내 노동법이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유발해 기업 부담을 키우고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고 경영계가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7일 발표한 '대체근로 전면금지로 인한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영국 등 외국 입법례를 근거로 대체근로 허용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쟁의행위가 발생했을 때 신규채용은 물론 기업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대체근로를 모두 금지하고 있다. 다만 철도, 항공,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해서는 파업 참가자의 50% 범위에서 대체근로를 허용한다.

경총은 "대체근로 전면 금지는 파업 장기화를 초래하고 헌법에 보장된 사용자의 조업·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힘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라며 "파업 때 대체근로를 금지하면 이를 허용할 때보다 파업 기간이 58.6%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경총이 대체근로 관련 외국 입법례를 살펴본 결과 미국은 대체근로 금지 규정이 없고, 근로조건 등의 개선을 요구하는 경제적 파업의 경우 사용자가 영구적 대체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

영국은 파견근로자의 대체근로를 제한하는 법 규정이 있었으나 작년 7월 해당 규정을 삭제한 개정 법령이 시행돼 모든 형태의 대체근로가 법적으로 허용됐다. 독일은 대체근로 금지 규정은 없지만 파견근로자가 파업 관련 근로 제공 요청을 거부할 권리를 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본도 파견근로자를 통한 대체근로는 금지하지만 학설·판례상 내부 직원이나 신규 채용 기간제 직원을 대체근로에 투입할 수 있고, 프랑스도 기간제나 파견직 투입은 허용하지 않으나 도급 또는 무기계약직 신규채용을 통한 대체근로는 인정하는 것이 다수설이라고 경총은 소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최근 단결권, 단체행동권 등 근로3권은 크게 강화되었으나 사용자의 대항권 보장 수준은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외국 입법례 및 영국의 변화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대체근로를 전면 허용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