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옐런, 남아공 재무장관과 '에너지 전환' 논의
내달 러-중-남아공 해군 연합훈련 우려 언급은 피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에녹 고동과나 재무장관과 만나 에너지 전환 문제를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고동과나 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남아공의 에너지 부문이 이번 회담의 초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재생에너지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1년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로부터 최대 85억 달러(약 10조원)의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다.
작년 11월에는 이집트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일부 자금을 대출받기로 동의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전력의 약 80%를 석탄에 의존하는 남아공은 석탄 화력발전소 15개 중 일부를 단계적으로 폐쇄해 2030년까지 석탄 의존도를 59%까지 줄이고 2050년까지는 '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옐런 장관은 "남아공의 에너지 전환은 전기 접근성을 확대하고 저탄소 경제를 만들기 위한 과감한 첫걸음"이라며 "에너지 부문이 남아공 경제에 가하는 재정 압박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다음 달 예정된 남아공과 러시아, 중국 등 3국 해군의 연합훈련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날 오후 레세트야 칸야고 남아공 중앙은행(SARB) 총재와 만나는데 이어 27일까지 남아공에 머물며 프리토리아 외곽의 포드 자동차 조립 공장과 탄광 지역도 방문할 예정이다.
전날 야생동물 보호구역 방문으로 남아공 공식 일정을 시작한 옐런 장관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도 비공개로 예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아프리카에서 축소된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고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18일부터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다.
앞서 세네갈과 잠비아에서는 아프리카 빈국의 채무 조정에 중국이 시간을 끌었다고 비난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식량 무기화를 비판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경제가 가장 발전한 남아공은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외교적·경제적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핵심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이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