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200만년 전 북극권에 영장류 조상 살았다"

입력 2023-01-26 16:54
"5천200만년 전 북극권에 영장류 조상 살았다"

美 연구팀 "원시 영장류의 최북단 서식지…동물의 온난화 적응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캐나다 북부 북극권인 엘즈미어섬에서 5천200만 년 전에 살던 영장류의 조상뻘 되는 동물 2종의 화석이 발견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캔자스대 크리스 비어드 교수와 크리스틴 밀러 박사팀은 이날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서 북위 66도 이상인 북극권 한계선 이북인 엘즈미어섬에서 원숭이·유인원·인간의 공통 조상에서 여우원숭이가 갈라져 나오기 전인 5천200만 년 전 유사 영장류에 속하던 멸종 동물 2종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동물들이 살던 곳은 지금까지 발견된 원시 영장류 서식지로는 가장 북쪽에 해당한다며 발견된 2종의 이름을 이그나시우스 도스나이(Ignacius Dossonae)와 이그나시우스 매케나이(Ignacius Mckennai)로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그나시우스는 신생대 초 멸종한 포유동물의 '속'(genus) 명칭이며 도스나이와 매케나이는 엘즈미어섬을 연구하며 화석을 발견한 피츠버그 카네기자연사박물관 고(故) 메리 도슨 박사와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 맬컴 매케나 박사에게서 따왔다.

비어드 교수는 "이그나시우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보려면 여우원숭이와 집고양이 절반만 한 다람쥐를 교배해 태어난 잡종을 상상해보라"며 "눈이 앞을 보게 돼 있는 현 영장류와 달리 머리 양쪽 옆에 달려 있고 손톱 대신 손가락과 발가락에 발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엘즈미어섬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이들 화석 조각들을 분석하면서 이그나시우스의 턱뼈와 이빨이 더 남쪽에 살던 다른 원시 영장류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턱뼈와 이빨이 남쪽에 서식하는 친척뻘 원시 영장류보다 견과류나 씨앗처럼 훨씬 딱딱한 것을 씹는 데 적합하도록 발전돼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금보다 이 지역 기후가 훨씬 온화했던 당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겨온 원시 영장류가 6개월간 밤이 지속되고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북극권 겨울을 견디기 위해 이런 특징들을 갖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어드 교수는 당시 이 지역 겨울 온도는 짧게는 영하로 내려갔을 수 있지만, 이곳에서 악어류 화석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영하가 지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여름에는 기온이 영상 20℃ 이상으로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북극권에서의 원시 영장류 서식을 확인한 이 연구는 동물들이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는 기후변화 시대에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진화할 것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어드 교수는 "온난화에 직면한 북극 생태계에 극적이고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며 "북극에 살지 않던 동물들이 북극으로 옮겨가고 이그나시우스처럼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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