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올해 SCO 정상회의에 '앙숙' 파키스탄 총리 초청 추진

입력 2023-01-26 12:28
인도, 올해 SCO 정상회의에 '앙숙' 파키스탄 총리 초청 추진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사전 장관회의에 이미 초청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올해 자국에서 개최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앙숙' 파키스탄의 총리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더힌두 등 인도 매체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오는 5월 인도 고아에서 열리는 SCO 장관 회의에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을 초청했으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에 대한 초청장도 곧 발송될 예정이다.

이번 초청이 성사되면 파키스탄 총리와 외교부 장관은 각각 9년, 12년 만에 인도를 방문하게 된다.

SCO는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 러시아 외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이다.

올해 정상회의는 6월께 인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핵무기 개발 경쟁 등을 벌이며 날카롭게 맞서왔다.

특히 두 나라는 분쟁지 카슈미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악화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과 2015년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며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이후 다시 냉각됐다.

특히 2019년 2월에는 전면전 위기를 겪었다.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 등 군사 충돌이 빚어졌다.

지난달에는 양국 외교부 장관이 상대의 민감한 부분을 들춰내며 공격하기도 했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이 유엔(UN)의 테러 대응 회의에서 파키스탄을 '테러리즘의 지원지'라고 지적하자 자르다리 장관이 모디 총리를 '구자라트의 학살자'로 부르며 반격한 것이다.

인도는 그간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등을 통해 끊임없이 테러리스트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해왔고, 모디 총리는 2002년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 현지에서 발생한 '무슬림 대학살'을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와중에 양국은 이달 들어 화해의 계기를 찾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샤리프 총리가 지난 17일 카슈미르 문제 등 해결되지 않은 모든 이슈에 대해 대화하자고 인도에 전격적으로 제안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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