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회장, 보리스 존슨 대출 돕고 자리 차지했나" 논란 확산
수낵 총리 골드만삭스 시절 상사…'12억 대출 보증 도움' 보도에 조사 계획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금융인 출신인 리처드 샤프 영국 BBC 회장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대출을 도와주고 나서 이 방송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윌리엄 쇼크로스 영국 공공인사위원장은 노동당 루시 파월 하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샤프 회장 임명이 정부의 공직자 인사 규정에 부합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일판인 선데이타임스는 샤프 회장이 존슨 당시 총리에 대해 최대 80만파운드(약 12억2천만원) 규모의 대출 보증을 도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샤프 회장은 2020년 12일 신용보증인을 맡겠다고 나선 존슨 총리의 먼 친척뻘인 캐나다의 백만장자 사업가 샘 블라이드를 사이먼 케이스 내각부 장관에게 소개했다.
그로부터 몇 주 만인 2021년 1월 샤프가 BBC 회장에 선임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샤프 회장은 자신의 오랜 친구를 정부 관리에게 소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상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BBC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대출이나 보증 마련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자금 마련도 주선하지 않았다"며 "내가 한 일은 샘 블라이드를 정부 당국자에게 소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에 "이같은 논란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리처드 샤프는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지만, 내 개인 재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라고 주장했다.
샤프 회장은 20년 넘게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했으며 같은 회사 출신인 리시 수낵 현 총리의 상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존슨 전 총리가 런던시장을 지내던 시절 경제 고문을 맡은 적이 있고, 수낵 총리가 재무부 장관이었을 때는 팬데믹 기간 기업 대출에 관한 무보수 자문역을 맡았다.
수낵 총리는 BBC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해 "투명하고 엄격하다"면서 "샤프 회장 임명은 그런 모든 절차를 거쳤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직자 윤리를 둘러싼 잇단 의혹이 수낵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집권 보수당의 나딤 자하위 당의장이 존슨 내각에서 짧게 재무장관을 지낸 시절 미납 세금 문제를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지시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