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코란 화형시위 반발해 스웨덴 국방장관 방문 취소

입력 2023-01-21 22:53
튀르키예, 코란 화형시위 반발해 스웨덴 국방장관 방문 취소

"표현 자유 아닌 반인륜적 범죄"…스웨덴 나토 가입 갈등 확산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튀르키예(터키)가 코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허가된 데 반발해 스웨덴 국방장관의 예정된 방문을 취소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이 보도했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오는 27일 앙카라에서 예정된 팔 존슨 스웨덴 국방장관과의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그는 "스웨덴이 튀르키예를 상대로 한 역겨운 시위를 계속 허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나 중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선 덴마크 출신 반(反)이슬람 활동가가 코란을 불태우는 시위에 대해 스웨덴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이를 비롯해 스톡홀름에선 친(親)튀르키예 및 반(反)튀르키예 단체들이 각각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코란 화형 시위 허가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허가 취소를 요구해왔다.

이브라힘 칼린 대통령 대변인은 이번 시위를 "반인륜적 범죄"라고 비판했고,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오메르 첼릭 대변인은 스웨덴 당국이 증오범죄를 비호한다고 지적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도 "코란에 대한 공격은 표현의 자유로 인정될 수 없다"며 "스웨덴 당국이 시위 허가를 취소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튀르키예는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 중인 스웨덴과 쿠르드노동자당(PKK) 신병 처리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PKK는 튀르키예에서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조직으로, 튀르키예와 미국, 유럽연합(EU)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PKK 연루자의 신병 인도 등을 조건으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기로 했으나, 합의 이행 과정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는 스톡홀름 시청 앞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인형이 거꾸로 매달린 사건이 발생하고, 스웨덴 검찰이 이를 수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양국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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