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기다렸다" 금지령 풀리자 중국 춘제용 폭죽 판매 급증
"재고 동나고 공장 앞서 진 치며 물량 확보 경쟁"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방역 완화와 함께 춘제(春節·설) 폭죽 금지령이 풀리면서 중국에서 폭죽·불꽃놀이 판매량이 급증했다.
21일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작년 말 방역 완화 이후 폭죽과 불꽃놀이 용품 주문이 크게 늘어 제조업체들이 납기를 맞추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 최대 폭죽 생산지인 후난성 류양시에서는 유통업체들이 생산 공장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 제품이 나오는 대로 빼앗다시피 가져가는, 근래 보기 드문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류양시의 한 폭죽 제조업체 관계자는 "창고에 쌓아뒀던 재고는 모두 동이 났고, 공장에서 만드는 물품은 창고에 갈 틈도 없이 곧바로 차에 실려 나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폭죽업체 관계자도 "작년 12월 초부터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며 "춘제를 앞두고는 생산을 마무리하고, 재고 정리를 하는데 올해는 아직 주문받은 물품을 대지 못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폭죽의 고향' 류양시는 올해 춘제를 앞두고 도시 전체가 들썩이며 모처럼 명절다운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1천300여 년의 역사가 있는 류양에는 400여 개 폭죽 생산업체가 있으며, 이들이 중국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주문이 끊겨 관련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몰렸고, 지역 경제도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폭죽과 불꽃놀이는 중국 춘제의 상징으로, 중국인들은 통상 춘제 보름 전부터 시작해 정월 대보름까지 즐겼다.
폭죽을 터뜨리는 규모로 재력을 과시하고, 소시민들도 춘제 폭죽과 불꽃놀이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춘제 기간에는 밤새도록 곳곳에서 터지는 폭죽 소리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도심 전체가 매캐한 화약 냄새와 연기로 뒤덮이는데, 중국인들은 이를 춘제 분위기를 띄우는 풍경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1993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도심에서는 전면 금지되고, 외곽에서만 일정 시간 허용하는 쪽으로 규제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제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규제가 더욱 강화돼 작년 춘제 때는 폭죽과 불꽃놀이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방역이 완화되자 춘제 기간 폭죽 허용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쳤으며 베이징이 5선 순환도로 밖을 허용 구역으로 정하고, 많은 도시가 시한을 정해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이 아닌데도 이미 많은 지역 도심에서 매일 밤 폭죽과 불꽃놀이가 이어지고 있으며, 당국도 이를 모른 채 묵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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