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3월부터 러시아산 원유·가스 수입 추진
러 에너지 장관 방문 후 공동 성명…밀은 이미 수입 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파키스탄이 오는 3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수입할 계획이라고 AFP통신 등이 21일 보도했다.
파키스탄과 러시아는 전날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원유·가스 무역 거래가 구축될 예정이라며 "이런 작업은 오는 3월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명은 니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의 3일간 파키스탄 방문이 마무리되면서 나왔다.
슐기노프 장관은 "조건이 충족되면 3월 이후 러시아는 에너지가 절실한 파키스탄에 원유를 수출할 것"이라며 양측은 우호국의 통화로 결제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서방의 제재로 인해 미국 달러화 결제를 통한 무역이 어려운 상태다.
다만, 슐기노프 장관은 '우호국 통화'가 어느 나라 화폐를 말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무사디크 말리크 파키스탄 석유 담당 국무장관은 현지 지오뉴스와 인터뷰에서 필요 원유량의 35%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과 러시아가 원유·가스 교역에 합의한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한 부채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파키스탄은 작년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국가부도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파키스탄은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재정 긴축 조치를 도입했고,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으며 버텨나가고 있다.
파키스탄으로서는 저가 에너지 수입 방안이 절실한 셈이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인해 원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 가격을 낮추며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인도, 중국 등으로 제한된 상황이다.
한편, 파키스탄은 최근 러시아로부터 밀도 수입하기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연간 2천500만t 이상의 밀을 생산하지만, 수요가 많아 해마다 250만∼300만t을 수입한다.
특히 작년 대홍수 여파로 밀 생산과 유통에 상당한 타격이 생긴 상태다. 이에 최근 밀 가격이 폭등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와 폭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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