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조작 의혹' 보도 쏟아낸 폭스 회장 머독, 법정 선다

입력 2023-01-20 10:56
'美대선 조작 의혹' 보도 쏟아낸 폭스 회장 머독, 법정 선다

개표기 제조업체가 제기한 2조원대 명예훼손 소송 증인신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보수언론 폭스뉴스를 소유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폭스코퍼레이션 회장(92)이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의혹 집중 보도와 관련한 명예훼손 소송으로 증언대에 선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머독은 오는 19∼20일 개표기 제조업체 '도미니언'이 폭스뉴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해 증인 신문을 받는다.

머독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미니언 측 변호사의 신문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며,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도미니언은 2020년 대선 때 자사 개표기가 투표 조작에 이용됐다는 허위 주장을 폭스뉴스가 보도해 명예가 실추됐다며 폭스뉴스와 모회사인 폭스코퍼레이션, 머독 회장과 그의 아들인 라클란 머독 폭스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 등을 상대로 델라웨어주 상급법원에 16억 달러(약 2조 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미니언은 성명에서 "폭스의 최고위 임원부터 실무진까지 모두 고의로 우리 회사에 대한 거짓을 퍼뜨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폭스뉴스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대선조작 주장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정확성을 무시한 채 보도했음을 증명하고자 당시 머독 회장과 라클란 머독 CEO 및 폭스뉴스 직원들 사이 오간 의사소통 내용을 확보하려 노력해왔다.

이는 명예훼손 성립의 요건인 '실질적 악의'(actual malice)에 해당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선 시기 폭스뉴스 진행자들이 허위사실을 거르지 않고 거듭 보도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시드니 파월 변호사 등 패널들도 개표기 소프트웨어가 경쟁자 조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끔 조작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도미니언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 포브스는 당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당선자로 발표된 이후 2주간 폭스뉴스를 통해 보도된 선거결과 이의 제기·부정선거 주장 발언이 774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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