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 규제 글로벌 스탠다드화 시급"
무협, 바이오·석유화학·섬유산업 수출대책 회의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바이오 관련 국내 규제의 글로벌 스탠다드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정만기 부회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바이오·석유화학·섬유산업 수출 대책 회의에서 "우리 바이오 기업들은 외국 기업보다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며 "국내 시장 진출 시 과도한 자료 요구, 애매한 개인 정보와 민감 정보의 처리 기준, 의료 데이터 활용 어려움 등으로 일부 기업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 먼저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는 지난해 20조9천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각종 규제와 인허가 절차 지연으로 신생 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어렵고 경쟁력 확보가 지연되는 것이 문제"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안정성, 유효성, 임상적 유용성 입증 의무로 신기술 도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으나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존중해 의사와 환자가 합의하는 경우 사용이 허용되는 등 신기술의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넓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의약품·의료기기 수출은 현지 인허가 획득 과정이 어렵고, 국가별로 다양한 규제의 해소를 위한 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가 수출 관련 논의에 참여해 업계가 요구하는 심사 인력 확충, 국가 간 상호인정 협정(MRA) 체결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유럽의 친환경 기준 강화에 따른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만성적 인력 부족을 겪는 섬유산업의 외국 인력 확대와 스마트 제조 확산 지원 필요성 등도 논의됐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산업단지 규모별 일정 비율 이상의 녹지 확보 규정으로 설비 증설과 친환경 전환 투자 시 어려움이 크다"면서 "녹지율 축소나 대체 녹지 확보를 통한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도엽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실장은 "대면 마케팅이 중요한 섬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외국 수입 규제 대응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돼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회의에서 제기된 업계의 애로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해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식약처 등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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