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독일탱크 갈까…獨 신임 국방장관, 미 국방과 첫 회동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 레오파드2 탱크를 공급해야 한다는 대내외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임 독일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장관과 첫 회동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신임 독일 국방장관과의 첫 회동에 앞서 "독일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자위를 위해 독일 정부가 한 모든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취임한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동맹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국들과 함께 자유와 영토적 독립, 주권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싸움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스토리우스 신임 국방장관은 자질 논란으로 사퇴한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이날 취임했다. 그의 국방장관으로 첫 번째 과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레오파드2 탱크 지원 문제가 될 전망이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인 에이브럼스 탱크를 공급한다면 독일도 레오파드 2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라는 압박에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이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주력전차인 에이브럼스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데 분명히 선을 그은 상황이다.
오스틴 장관은 오는 20일 미군의 유럽 내 최대 거점인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를 주재한다. 이에 따라 이를 앞두고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 문제를 사전에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된다.
UDCG는 우크라이나 지원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0여 개국 국방장관 또는 당국자들의 임시 협의체로 지난해 4월 출범했다. 이 회의에는 우리나라 국방부 당국자도 화상으로 참여한다.
앞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핀란드, 덴마크 등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독일에 다른 나라의 레오파드2 탱크 공급을 승인하고, 직접 레오파드2 탱크를 공급하기도 하라는 압박을 강화해왔다. 레오파드2 전차가 독일산이어서 다른 국가들도 이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때마다 독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청중과 온라인 대화를 통해 서방의 탱크 지원을 거듭 호소하며 이를 망설이는 독일을 비판했다.
그는 "주저하거나 비교해선 안 될 때가 있다"면서 "누군가 '다른 누구도 탱크를 나눠준다면 나도 탱크를 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른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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