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전 일본 총리, 파벌·방위비 증세 기시다에 잇단 쓴소리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파벌정치와 증세 문제 등을 두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잇달아 비판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스가 전 총리가 기시다 총리 이후를 대비해 집권 자민당 내 무파벌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가 전 총리는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위력 강화를 위한 기시다 총리의 증세 방침에 대해 "갑작스럽다. 특히 증세에 대해서는 정중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행정개혁 등 여러 가지를 제시한 다음에 할 수 없는 부분은 증세하겠다든가 하는 그런 논의가 너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저출산 정책 재원으로 자민당 내에서 소비세 증세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이렇게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때 (저출산 대책으로) 무엇을 할지 메뉴가 나와 있지 않은 가운데 소비세 증세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앞서 스가 전 총리는 지난 10일 베트남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서는 "국민의 목소리가 정치에 닿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일본의 파벌 정치와 기시다파를 이끄는 기시다 총리를 비판했다.
스가 전 총리는 자민당의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은 무파벌로 일본 정치가 파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기시다 총리와 거리가 있지만, 그동안 정권 비판은 피해왔다.
마이니치는 "스가 전 총리의 발언 의도와 시기를 놓고 자민당 내에서는 '포스트 기시다'를 노려 무파벌 세력의 결집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전 총리가 고노 다로 디지털상을 차기 총리로 밀려고 한다거나 4월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세에 부정적인 의원이 많은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포섭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정권을 지지하는 자민당 내 파벌인 아소파, 모테기파 등 주류는 '스가 전 총리도 총리 당시 파벌에 의존했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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