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바이든 행정부에 "F-16 판매 결단해달라"
차우쇼을루 외무장관 첫 워싱턴 방문…블링컨 회담
"공동의 전략적 이해" 재차 압박…미 의회는 여전히 시큰둥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튀르키예(터키)는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F-16 전투기 판매가 성사되도록 결단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면서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언급한 F-16 전투기 판매와 관련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 행정부가 결단력이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며 "이를 가로막는 움직임에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터키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에도 중요한 일"이라며 "공동의 전략적 이해라는 측면에서 승인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튀르키예가 스웨덴,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튀르키예는 어깃장을 철회하는 일종의 '보상'으로 미국이 F-16 전투기를 판매해달라는 입장이지만 미 의회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승인을 거부해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번에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것으로, 이를 계기로 F-16 판매에 청신호를 얻어낼지 주목됐으나 블링컨 장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튀르키예를 '가까운 동맹'이라고 부르면서도 F-16 판매와 관련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대변인도 "미 의회 안에서는 스웨덴,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강력한 지지가 나온다"면서도 "튀르키예에서 시민사회, 언론, 정치, 재계를 상대로 사법적 탄압이 계속되는 데 깊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수십 년간 유지하던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두 국가가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조직을 비호한다고 주장하며 가입에 반대해왔다.
나토의 덩치를 키우려는 바이든 행정부는 튀르키예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F-16 40대 정도에 해당하는 200억 달러(24조7천억원) 상당의 무기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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