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섬나라들, 일본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연기해달라"

입력 2023-01-18 15:42
태평양 섬나라들, 일본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연기해달라"

PIF "안전성 규명하려면 더 많은 정보 필요"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태평양 섬나라들이 일본 정부가 올해 봄이나 여름으로 예고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물고기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방류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원전 오염수 방류가 태평양 섬나라들의 경제 기반이자 전 세계 참치의 주요 공급처인 어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PIF는 피지, 투발루,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마셜제도, 쿡제도,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지역 섬나라를 중심으로 17개국이 가입한 지역 블록이다.

헨리 푸나 PIF 사무총장은 이날 피지에서 연 공개 회의에서 "모든 당사자가 안전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방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태평양 섬 주민들이 과거 핵실험에 따른 장기간의 영향을 감내해왔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또 다른 핵 오염 재앙을 끌어들일 수 있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1940∼1950년대 태평양 섬에서 핵실험을 한 것과 관련, 마셜제도가 현재까지도 보상 운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도 남태평양의 프랑스령인 무로라아 환초에서 1966년과 1996년 사이 핵실험을 수행했다.

PIF는 이날 회의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오염수의) 안정성을 규명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가 필요하다는 게 독립적인 전문가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스페인 EFE 통신은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올해 봄이나 여름쯤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대규모 오염수가 발생해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처리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방류하기로 지난 2021년 4월 결정한 바 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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