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감소, 잘못된 정책에 9년 앞당겨졌다"

입력 2023-01-18 11:37
수정 2023-01-18 11:54
"중국 인구감소, 잘못된 정책에 9년 앞당겨졌다"

신생아 6년간 927만명 감소…"돌이킬 수 없는 흐름"

15∼49세 가임여성 400만명 줄어…"코로나 이후 지켜봐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인구가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온 가운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며 당국의 잘못된 정책으로 감소 시기가 9년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인구전문학자 이푸셴 연구원은 "앞서 중국의 인구는 사회 발전과 함께 2030년에 14억5천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으나 감소가 9년 앞당겨진 것은 지난 몇 년간 많은 중국의 정책이 잘못된 인구 데이터에 근거해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례 없는 인구 위기"라며 "중국은 사회·경제 정책을 대대적으로 변화해야 하며 정부가 행동하지 않으면 많은 제조업은 인적 자원 부족에 직면하고 산업 이전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출생률 1987년에 정점…작년 신생아 수, 건국 후 첫 1천만 아래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날 자국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1천175만 명으로, 2021년 말의 14억1천260만 명보다 85만 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연간 출생 인구는 956만 명, 사망자는 1천41만 명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마오쩌둥이 펼친 대약진 운동으로 대기근이 강타한 1961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신생아 수가 1천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49년 신중국 건국 후 처음이다.

중국은 산아제한법으로 일컬어지던 인구계획생육법을 1982년 9월 국가 기본 정책으로 지정하고 '한 자녀 정책'을 펼쳤다.

인구 1천 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은 1987년에 23.3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걸었다.

이에 중국은 2013년 부부 가운데 한쪽이라도 독자일 경우는 두 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독 두 자녀 정책'을 거쳐 2016년에는 '전면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이는 2010년부터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16∼59세 노동연령인구(노동인구)가 감소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노동인구 비중은 2011년 약 70%를 기록한 후 2012년부터 쭉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62.0%까지 줄었다.

중국은 이런 흐름 속에서 2021년에는 '한 가정 세 자녀'를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조출생률은 6.77명으로 2021년(7.52명)은 물론이고, 인구 통계를 집계한 194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 증가세는 이미 2000년부터 연간 순인구 증가가 1천만 명 아래로 떨어지며 둔화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중국의 인구 순증가는 167만 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한해 인구 순증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인구의 고령화는 빨라져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2억97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9%를 차지하며 2021년보다 늘어났다.



◇ "인구감소세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 없어"…"산아제한 모두 없애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인구 감소는 돌이킬 수 없으며 그렇지 않다는 믿음은 헛되다고 인구학자들이 경고한다"고 전했다.

중국 인구학자 허야푸 박사는 SCMP에 "인구 감소의 끝없는 시기가 2022년 시작되면서 중국이 이제부터 인구 성장을 보지 못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인구 감소세를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모든 산아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를 셋 이상 낳으려는 부부는 적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제한적이라 할지라도 '세 자녀 허용 정책'을 무제한 출산을 허용하는 정책으로 바꾸는 것이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산에 따른 현금 지원과 돌봄 서비스 등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올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중국인구학회 부회장인 위안신 난카이대 교수는 SCMP에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많은 이들이 임신 계획을 취소하거나 미루면서 출생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팬데믹 이후 출생률이 반등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 자녀 정책은 2021년에 도입됐고 지방 정부들이 출산 장려책을 내놓은 것은 그 이후로 그에 따른 효과는 코로나19 발병만 아니었다면 2022년에 나타났어야 한다"며 "출산 장려책의 효과가 지연된 것인지는 알 수 없고 팬데믹 이후 2∼3년간은 출산을 둘러싸고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출산 가능한 여성 인구가 계속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출생률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 캉이 국장은 15∼49세 가임 여성 인구수가 지난해 400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16년 1천883만 명에서 지난해 956만 명으로 6년새 거의 반토막이 났다.

명보는 "6년간 신생아 수가 927만 명이 줄어들었고 신생아 인구 감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중국의 분유 업체의 3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분유 시장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며 출산과 유아 관련 시장도 같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 중국 "노동 인구 여전히 많아"…"2050년까지 12억5천만명 유지"

'인해 전술'이 무기였던 중국이 인구 감소로 더는 인구 배당 효과'(demographic dividend)에 기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캉 국장은 "전체 인구가 감소한다고 인구 배당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의 현재 총 노동 공급은 여전히 수요보다 많다. 노동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인구 배당 효과는 전체 인구에서 노동 가능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부양률이 감소하고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효과로, 인구 대국 중국의 성장 추동력이었다.

난카이대 위 교수는 "중국이 아직은 인구 감소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2050년까지는 최소한 12억5천만 명의 거대 인구를 유지할 것"이라며 "최소 30년간 우리는 여전히 인구 배당 효과를 이용하고 올바른 사회경제 정책으로 그것을 극대화할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거대한 잠재적 내수 시장과 잠재적 생산성을 갖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인구가 2억 명 줄어도 다른 모든 개발도상국의 인구를 합한 것보다 많으며 기술 발전으로 노동력 수요도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베이징본부의 이코노미스트 웨쑤는 "'실버 경제'가 고령화 흐름과 맞물리며 또다른 성장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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