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탈중국 외치지만…"작년 미중 교역량 사상 최대 근접"
블룸버그 "레토릭 걸맞는 '가혹한 디커플링' 실제론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미국이 국가안보를 내세우며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양국 교역량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내달 7일 발표 예정인 2022년 한해 미중 교역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거나, 최대 기록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작년 1~11월 수출입 규모에 지난 5년간 12월 평균 교역량을 더해 관측한 결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워싱턴 정가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가 초당적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수치다.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미중 두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깊숙이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달러는 "기술전쟁을 하면서 동시에 나머지 모든 것들에 대해선 왕성한 교역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내 직감은 '그렇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교역)는 경제적 효율성에 기반한 것이고 기업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일각에서 지지하는 '가혹한 디커플링'은 "미국 생활 수준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레토릭이 어떻든 미국의 정책이 그 길(가혹한 디커플링)에 이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중국 또한 자국민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대미 수출을 포기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미중 교역 관계 만큼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화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집중 규제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라시아그룹 선임 애널리스트 알리 와인은 "디커플링에 대한 레토릭이 계속해서 현실을 앞지르고 있다"며 "(미중이) 경제적 관계를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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