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장 회담 이어…"미중 외교장관, 내달 5∼6일 베이징 회담"
폴리티코 "우크라 전쟁·미중 대화협력 재개 등 안건 될 듯"
작년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후속조치…미중 재무장관도 회담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달 5∼6일 중국 베이징에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다고 폴리티코가 1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작년 미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중 하나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양국의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미국 경제 실무 책임자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는 양국 외교 실무 책임자의 회담 일정이나 논의 주제에 대해 아직 아무런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았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폴리티코의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이 올해 초 베이징 방문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 밖에도 현재 중단된 상태인 양국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자국 내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중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보복 조치로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 미중간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마약 퇴치 협력, 기후변화 협상 등 8개 항에 대한 대화·협력을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폴리티코는 또한 블링컨 장관이 중국의 가파른 핵 무력 증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블링컨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친강 외교부장은 일단 블링컨 장관을 향해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외교부장으로 발탁되기에 앞서 17개월간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로 재직한 친강 부장은 미국을 떠나면서 트위터에 블링컨 장관과 "진솔하고 깊은, 건설적 만남을 가졌다"면서 "블링컨 장관과 중미관계 개선을 위해 계속 협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중국 역시 대미 관계 추가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런 발언에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은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중국의 역내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일본과는 군사적으로 더욱 밀착하는 등 중국을 향한 견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폴리티코는 다만 친강 외교부장이 주미대사 부임 기간 미국 정부로부터 거의 철저하게 외면당했다는 점, 전 외교부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현재 외교라인 최고위직을 맡고 있다는 점 등이 회담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왕이 주임은 지난달 성명에서 "미국은 고집스럽게 중국을 주요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 또한 노골적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도발 등에 가담해왔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 출신인 수잔 셔크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국제정책전략센터 21세기중국센터장은 폴리티코에 이번 회담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뒤집은 중국 정부가 다른 외교·국내 정책도 조율할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줄 계기가 될 것"이라며 "두 정부가 관계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하지 않으면 때로 미중 관계는 위험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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