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스크 풀리면 즉각 영업시간 정상화해야"…준비 착수

입력 2023-01-17 06:09
은행권 "마스크 풀리면 즉각 영업시간 정상화해야"…준비 착수

16일 사측 대표단 간담회서 방안 논의…노사 TF는 다음 일정도 못 잡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1시간 줄어든 은행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라는 여론이 거세지자, 은행들이 실내마스크 의무가 풀리는 즉시 영업시간 등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정상화 여부나 시점은 결국 노조가 합의를 해줘야 하는데, 금융 노사 간 영업시간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 금융사측 대표단 "국민 불편에 공감"…'늦어도 마스크 의무 해제 시점에는 정상화' 입장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노사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영업시간 정상화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교섭 대표기관인 SC제일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의 수장들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은행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한 국민의 불편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영업시간 원상 복구를 포함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즉각적' 은행 영업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와는 조속한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 실내마스크 풀려도 금융 노사 산별교섭에서 영업시간 복구 결정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줄어든 것은 2021년 7월 12일부터다.

정부가 같은 달 9일 '코로나19 대유행 차단'을 명목으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금융 노사는 일단 12일부터 23일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한시적으로 합의했다.

같은 해 10월 금융 노사(금융노조-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이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당시 중앙노사위원회 의결서의 부칙 성격인 '회의록 기재사항'을 보면, '노사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및 다중 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에 대해서는 산별 단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한다'고 적혀있다.

결국 실내마스크 의무가 곧 풀려도 영업시간 복구는 금융 노사의 결정에 좌우된다는 뜻인데, 그 결정의 한 축인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은 일단 16일 간담회 등을 통해 아무리 늦어도 마스크 의무 해제 즉시 영업시간도 1시간 다시 늘어나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 노사 영업시간 TF 공식 논의 단 한번…커지는 여론·당국 압박

하지만 산별교섭에 앞서 실무적 논의를 위해 출범한 금융 노사 영업시간 관련 TF는 아직 논의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TF 첫 회의를 열었지만, 구체적 성과 없이 해산했고 심지어 다음 회의 일정조차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는지 묻자 금융 노조 관계자는 "입장차가 있다기보다, 입장은 비슷한데 시기에 대한 조율을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정도였다"고 전했다.

여유롭고 더딘 금융 노사의 협상과 대조적으로, 여론과 금융 당국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앞서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은 일상생활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대면, 비대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은행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10일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sh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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