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라도…이번주 은행 대출금리 0.3%P 안팎 더 떨어진다

입력 2023-01-15 06:11
수정 2023-01-15 16:16
기준금리 올라도…이번주 은행 대출금리 0.3%P 안팎 더 떨어진다

예금·채권 금리 하락 반영…KB는 가산금리 축소 등도 검토

'예대마진' 비난까지 겹쳐 이미 1주일새 0.7%p↓…예금금리는 시장 거슬러 올릴듯

자금경색·당국개입 등에 꼬인 금리 체계…변동금리가 고정보다 더 높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렸지만, 이번 주 은행권 대출금리는 반대로 0.3%포인트 안팎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낮아진 시장(채권) 금리와 예금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인데, 반대로 예금 금리의 경우 일부 은행이 당국과 여론의 눈치를 살펴 시장 금리 흐름을 거스르면서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단기자금 경색 후유증에 당국의 개입까지 더해져 일반적 금리 체계가 꼬이고 금융소비자들의 혼란만 커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1주일새 은행 대출 금리 상단 0.7%p 급락…이번주 추가 인하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780∼7.410%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여기에서 0.1%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변동금리는 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르는데, 다음주 초 발표될 예정인 작년 12월 기준 코픽스가 지난달 예금 금리 하락을 반영해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시장금리 상승으로 지난해 11월 5%를 넘어섰던 예금 금리는 최근 4%대로 내려왔고, 일부 은행 상품의 경우 3%대 후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16일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겠지만, 자체 추산 결과 예금 금리 하락 등으로 약 0.15%포인트가량 코픽스가 인하될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 13일 4.630∼6.960%)와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 13일 5.492∼6.660%)도 0.3%포인트 안팎 인하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혼합형과 신용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과 1년물의 금리가 최근 1주일새 각 0.394%포인트(6일 4.527%→13일 3.918%), 0.186%포인트(4.104%→3.918%) 내렸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채 금리 인하분이 월요일부터 주담대 혼합형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에 반영돼 금리가 낮아질 예정"이라며 "다른 시중은행의 금융채 기준 대출 금리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시장금리와 별개로 가계대출 금리를 더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시행한 전세자금대출 금리 최대 0.75%포인트 인하 조치에 이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가산금리를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늘려 가계대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쪽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8%대까지 금리를 올렸던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13일부터 급여이체·신용카드 관련 우대금리를 추가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낮췄고, NH농협은행도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0%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잇단 자진 금리 인하의 공식 명분은 취약계층 이자 부담 완화지만, "예대 금리 차이가 크다"는 여론·금융당국·정치권의 지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금리 하락에 이런 눈치 보기가 겹쳐 최근 불과 1주일(6∼13일) 사이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0.7%포인트(8.110→7.410%)나 급락했다.



[표] 시중은행 대출금리 추이

┌───────┬─────────┬────────┬──────────┐

│ │2023년 1월 6일│2023년 1월 13일 │하단,상단 변동폭│

│ │ │││

├───────┼─────────┼────────┼──────────┤

│주택담보대출 │연 5.080∼8.110% │연 4.780∼7.410%│-0.300%p, -0.700%p │

│변동금리(신규 │ │││

│코픽스 기준) │ │││

├───────┼─────────┼────────┼──────────┤

│주택담보대출 │연 4.820∼7.240% │연 4.630∼6.960%│-0.190%p, -0.280%p │

│혼합형금리(은 │ │││

│행채 5년물 기 │ │││

│준) │ │││

├───────┼─────────┼────────┼──────────┤

│전세대출(주택 │연 4.830∼7.240% │연 4.530∼7.240%│-0.300%p, 0.000%p │

│금융공사 보증.│ │││

│2년만기) │ │││

├───────┼─────────┼────────┼──────────┤

│신용대출 금리(│연 5.656∼6.890% │연 5.492∼6.660%│-0.164%p, -0.230%p │

│1등급·1년) │ │││

├───────┼─────────┼────────┼──────────┤

│은행채 5년물(A│4.527%│4.133% │-0.394%p│

│AA·무보증) │ │││

├───────┼─────────┼────────┼──────────┤

│은행채 1년물(A│4.104%│3.918 │-0.186%p│

│AA·무보증) │ │││

└───────┴─────────┴────────┴──────────┘

※ KB·신한·하나·우리은행, 채권정보센터 자료 취합



◇ 시장금리 떨어지는데도…KB·신한 등 "예금 금리 인상 가능성"

일반적 상황이라면 최근처럼 채권 금리가 떨어질 경우 대출 금리뿐 아니라 예금 금리도 함께 낮아져야 한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주로 은행채 1년물 금리를 반영해 책정되는데,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시장에서 적은 조달 비용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인 만큼 굳이 은행이 금리를 높여 예금을 더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

따라서 1주일새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면 예금 금리도 비슷한 폭으로 낮춰야 하지만, 오히려 현재 상당수 은행은 조만간 예금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13일 기준금리 인상분(0.25%포인트)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신(여신) 상품 금리 인상 시기와 폭을 이른 시일 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이번 주 초 관련 부서들이 모여 예금 금리 인상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예금 금리에 반영해온 만큼 대표 상품 위주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시장 금리를 거슬러 예금 금리 인상을 논의하는 자체도 "대출 금리만 오르고 예금 금리는 떨어진다"는 외부 비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 은행 "당국 시키는 대로 했는데…의도적 예대금리차 확대 오해만"

은행권에서는 "요즘처럼 금리 결정이 어렵고 혼란스러운 적이 없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에 당국의 지나친 금리 간섭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7월부터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까지 도입하면서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을 독려해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같은 해 8월과 10월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을 반영해 앞다퉈 정기 예·적금 금리를 올렸다.

여기에 11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금 경색 사태가 심각해지자 회사채 발행 위축을 우려한 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막았고, 은행은 유일한 자금 조달원으로서 예금의 금리를 더 높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섰고, 상승분이 그대로 코픽스에 반영되면서 12월부터 적용된 코픽스(4.34%)는 한 달 새 0.36%포인트나 뛰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코픽스 구성 요소 가운데 코픽스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을 따지면 예·적금이 70∼80%에 이른다.

그러자 당국은 이제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이라며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결국 지난해 11월 이후 당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기준금리 예금 금리를 못 올렸고 대출 금리의 경우 앞서 인상한 예금 금리가 뒤늦게 반영돼 높아졌는데, 일부러 예대금리차를 키운다는 지적이 억울하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더구나 지난해 말 이후 시장(채권)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은행은 예금 금리 추가 인하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오히려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은행 예금·대출 금리가 자연스럽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도록 놔뒀더라면 오히려 예대금리차가 지금보다 줄었을 수도 있다"며 "자금경색 사태와 당국 개입으로 금리 체계가 꼬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웃도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례적 현상이다. 일반적으로는 미래 불확실성 탓에 채권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아 고정금리가 우위지만, 자금경색으로 작년 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데다 예금 금리 급등의 여파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가 치솟은 결과다.

13일 현재까지도 4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연 4.780∼7.410%)는 혼합형(고정) 금리(연 4.630∼6.960%)보다 높은 상태다.

sh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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